[O2/식품 안전, 알고 드세요]생선을 우유에 담그면 비린내가 왜 싹 가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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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은 단백질이 매우 풍부한 식품이다. 반면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성분이 적다. 게다가 칼슘이 풍부하다. 등 푸른 생선의 지방엔 필수지방산의 일종인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어 어린이들의 두뇌 성장발육에 좋다.

이렇게 영양 만점 생선에도 ‘옥에 티’가 있다. 바로 비린내다. 생선 비린내는 생선 표면에 존재하는 트리메틸아민이라는 성분 때문에 생긴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은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지만,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트리메틸아민이 늘어나 비린내가 심해진다. 생선은 그 자체의 비린 냄새도 문제지만 같이 조리하는 다른 식품에까지 영향을 끼쳐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생선을 요리할 때 비린내를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 물로 잘 씻어주자

비린내 성분인 트리메틸아민은 생선 표면에 많이 존재한다. 이 성분은 수용성이라 물로 여러 번 씻어내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비린내는 생선이 죽은 뒤 효소, 미생물 등에 의해 트리메틸아민이나 암모니아 성분이 증가해 나는 것이다. 따라서 미생물 활동을 억제해도 선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생선을 소금물에 담가두면 비린내가 줄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레몬주스나 식초를 넣자

생선 단백질 분해로 생기는 각종 아민류와 암모니아 성분은 알칼리성 물질이다. 그래서 식초나 레몬주스 등 산성 물질을 만나면 중화돼 비휘발성 물질로 변해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초밥을 만들 때 밥에 식초를 섞는 것도 비린내 제거를 위해서다. 생선 요리에 레몬주스나 식초를 쓰면 생선의 살을 단단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또 식초는 생선 가시도 연하게 만들어 먹기 편하게 해준다.

○ 우유에 담그자


생선을 우유에 살짝 담갔다가 요리를 하면 비린내가 확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우유 안에 포함돼 있는 카제인단백질이 비린내 성분인 트리메틸아민을 흡수해 냄새 성분을 비휘발성으로 바꿔 주기 때문이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넣고 생선을 조리하면 비린내가 없어지는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장류에 있는 단백질 성분은 냄새를 잘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다.

○ 향신료, 향신채소 등을 아끼지 말자

향신료와 향신채소를 사용해 특유의 향미를 주면 생선 비린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향신채소로는 생강, 고추, 산초, 파, 마늘, 양파 등이 있다. 생선을 조릴 때 무를 넣거나 무 위에 김치를 깔아 요리하면 무의 매운맛이 비린내를 약화시킬 수 있다. 한편 미나리, 쑥갓 같은 향신채소는 요리를 먹기 직전에 넣어야 효과적으로 비린내를 줄일 수 있다.

이근배 신세계백화점 상품과학연구소장(식품기술사) kblee0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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