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지경부-동반성장위, 동반상생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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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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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산업부 기자
김상운 산업부 기자
“요즘 지식경제부를 보면 도대체 동반성장을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헷갈린다.”

동반성장위원회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동반성장과 사회통합’ 포럼 현장. 이곳에서 만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지경부에 할 말이 많은 표정이었다. 특히 이들은 이날 지경부가 소속기관과 산하기관들에 “대기업보다 가급적 중소업체로부터 소모성 자재를 구입하라”고 권고한 것을 놓고 황당해했다. 동반성장 주무부처를 자처하는 지경부 산하기관이 대기업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을 앞장서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정태근 의원(한나라당)이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2010년 33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대기업 MRO를 통해 구매한 제품은 모두 415억1038만 원어치에 달한다. 이 중 지경부 산하 공공기관은 같은 기간 320억 원 상당의 제품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는 동반성장위 활동과 관련한 최중경 지경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도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최 장관은 지난달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밍(동반성장지수가 낮은 기업을 공표하는 것)을 해서 대기업에 면박을 주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이미 진출한 대기업더러 시장에서 나가라고 할 순 없다”고 못 박았다.

이를 두고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지경부 장관이 나서 동반성장위의 힘을 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강대 강연에서 “경제정책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이 대기업에 너무 충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발언한 게 최 장관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중소기업계에선 최 장관과 정 위원장이 올 3월 첫 인사를 나눈 이후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등 둘 사이의 스킨십이 너무 부족한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지경부와 동반성장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꽃피우고 싶다면 지금처럼 반목해서는 곤란하다. 하루빨리 최 장관과 정 위원장이 서로 흉금을 터놓고 동반성장 대책을 긴밀히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상운 산업부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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