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카라의 ‘구하라’도 구하지 못한 두산

  • 입력 2009년 10월 1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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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도, 카라도 두산을 구해내지 못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5인조 여성 댄스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가 시구자로 나섰다. 두산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뒤 홈인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플레이오프 3, 4차전 시구자 선정을 놓고 고심했다. 기준부터 정했다. 그동안 시구자로 나선 경기에서 두산이 패한 적이 없어야 한다는 것. 즉 승률 100%의 시구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뽑힌 시구자가 3차전은 9인조 여성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 4차전은 구하라였다. 소녀시대는 2007년부터 멤버들이 번갈아가며 두산 홈경기 때 시구자로 나섰다. 2007년 8월 15일 KIA전에서 데뷔했고 지난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6차전 때는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그동안 모두 4차례 ‘등판’해 4승 무패로 승률 100%. 두산에 소녀시대의 등장은 곧 승리를 의미했다. 하지만 3차전 패배로 이 공식은 깨지고 말았다.

두산은 4차전에서 구하라의 ‘구원’을 기대했다. 구하라가 시구를 하려고 마운드에 오르자 두산 팬들은 “구해줘, 구해줘”를 외쳤다. SK에 2승 1패로 쫓기는 두산을 구해달라는 것. 구단 관계자들도 “이름처럼 구해주려나” 하며 농담 섞인 얘기를 주고받았다. 카라는 지난달 13일 KIA전 때 멤버들이 시구와 시타를 맡았다. 결과는 두산의 10-1 대승. 구하라는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달리기 실력으로 ‘구사인 볼트’라는 별명을 얻어 발 빠른 주루 플레이로 ‘육상부’라 불리는 두산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두산 팬들의 희망과는 달리 구하라는 구원에 실패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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