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극지… 오지… 이런 골프장 가봤나요

  • 입력 2009년 10월 1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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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라운드의 세계일주/데이비드 우드 지음·강주헌 옮김/384쪽·1만3000원·작가정신

‘들어가는 글’ 바로 앞 페이지에 그려놓은 세계지도가 책 내용을 한눈에 알려준다. 코미디언 출신의 골프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1년 동안 22개 나라, 23개 골프장을 찾아가 클럽을 휘둘렀다.

좋다고 이름난 코스를 탐방한 것이 아니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위치한 볼리비아 라파스 골프장, 북극에 가장 가까운 노르웨이 트롬쇠 골프장, 최남단의 아르헨티나 우슈아이아 골프장 등이 그가 라운드한 곳이다.

깔끔한 관광지를 일부러 피해 다닌 여정은 고생스럽다. 미국 시애틀의 집을 떠나 1만6000km 남쪽으로 날아간 저자는 첫 목적지 우슈아이아에 이르기까지 골프 가방을 들고 버스와 택시를 수없이 갈아탄다. 말이 통하지 않는 지역 주민들에게 손짓 발짓으로 길을 물어가며 천신만고 끝에 지구 최남단 골프장에 닿은 저자. 마침 혼자 골프채를 들고 나온 주민을 만나 눈인사를 나눈 뒤 더없이 만족스러운 경기를 갖는다.

낯선 토속음식을 먹고 배앓이로 앓아누워도, 신용카드를 도둑맞아 곤경에 처해도 “골프의 신(神)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 믿는 이 남자의 여행기는 엉뚱하지만 유쾌하다. 골프 이야기보다는 게임과 여행을 통해 만난 친구들 이야기를 정겹게 기록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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