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절대반지… 박카스… 나이키… 원조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후(Who):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
게르하르트 핑크 지음·이수영 옮김·김원익 감수/612쪽·2만5000원·예경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나오는 절대 반지의 원형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양치기 기게스의 반지다. 신화에는 기게스가 시체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뽑아 끼었는데, 보석을 안쪽으로 돌렸더니 그의 모습이 갑자기 보이지 않게 됐다고 나온다. 기게스는 전령으로 위장해 왕궁에 침입한 뒤 왕비를 유혹하고 결국 왕위에 올랐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어원은 승리의 여신 니케이고, 피로해소제 박카스의 이름은 술의 신 바쿠스에서 따왔다. 이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는 현대의 문학 미술 음악 철학 등에 투영돼 있다. 신화를 모르면 문화를 알 수 없다.

책은 신화 속 인물 800여 명을 백과사전처럼 정리했다. 인물이 등장한 문학 작품이나 그림 소개도 덧붙인다. 예를 들어 제우스에게 납치된 트로이의 왕자 가니메데스는 렘브란트의 그림과 괴테의 시 ‘가니메데스’에 등장한다고 소개한다. 신화 속 인물의 ‘원조’를 가장 오래된 문헌을 토대로 찾아낸 뒤 문화사를 따라 다양한 캐릭터로 변모해온 ‘족보’를 짚는다. 인물을 담은 대표적인 작품 위주로 소개해 이야기가 풍부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