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최향남, ML승격 도전은 계속된다

  • 입력 2009년 9월 3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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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승격 통보는 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출장 선수 명단이 25명에서 40명으로 늘어난 2일. LA 다저스는 산하 트리플A 앨버커키에서 포수 A J 엘리스와 외야수 제이슨 렙코, 왼손 투수 스콧 엘버트 등 3명을 메이저리그로 불러 올렸다. 하지만 ‘고독한 도전자’ 최향남(38·사진)의 이름은 명단에서 빠져 있었다.

최향남은 이날 라운드록과의 홈경기 9회에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시즌 성적은 9승 2패에 평균 자책은 2.30. 그는 통화에서 “아쉽지만 내 인생이 그런 걸 어떻게 하겠나.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추가 승격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뛸 때 한 번도 우승을 못 해봤다. 하지만 며칠 전 우리 팀이 리그 우승을 했다. 메이저리그 승격 여부를 떠나 이것도 내 인생의 한 과정인 만큼 무척 기뻤다.”

팀도 그를 위해 최선의 배려를 했다. 우승을 결정짓는 날이었던 지난달 31일 멤비스와의 경기. 팀 월러치 감독은 8-1로 앞선 9회 말 최향남을 등판시켰다. 올해 최고 성적을 보인 만큼 피날레를 그에게 맡긴 것. 최향남은 잘 던졌지만 야수들의 실책이 이어지는 바람에 3점(모두 비자책)을 내준 채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앨버커키는 8-4로 이겼다.

경기 후 최향남은 동료들과 맥주, 샴페인을 서로 쏟아 부으며 기분 좋은 우승 뒤풀이를 했다. 동료 선수들이 “초이(Choi), 초이”를 외치며 우승 소감을 청하자 그는 “좋은 시즌이었다. 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최향남은 10일부터 시작되는 트리플A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며 메이저리그 승격 통보를 기다릴 작정이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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