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못다한 이야기]⑧ 복싱 69kg급 銅 김정주

입력 2004-09-14 17:55수정 2009-10-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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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진주를 찾은 김정주가 11일 2002 부산아시아경기 라이트헤비급 은메달리스트 최기수씨가 운영하는 복싱도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그는 갈비뼈 부상이 다 낫지 않은 상태지만 전국체전을 앞두고 다시 훈련에 돌입했다. 진주=이원홍기자
“기회가 온다면 한 체급 낮춰 다시 올림픽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왼쪽 갈비뼈에 금이 간 채로 2004 아테네 올림픽 69kg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복싱에 8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던 김정주(23·원주시청). 그는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은퇴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동료들에게 69kg급에서는 그만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 와전됐다”는 얘기.

체급을 낮추려고 하는 이유는 69kg급에 워낙 키 큰 선수가 많아 자신과 비슷한 체격을 지닌 선수들이 많은 체급에서 뛰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뒤 가장 먼저 큰누나 김정애씨(30)가 사는 경남 진주시로 달려갔다. “부모가 일찍 돌아가신 뒤 큰누나가 나를 길렀다. 누나에게 메달을 바친다”고 했을 정도로 끔찍하게 생각하는 누나였다.

올림픽 기간 중 제일 먹고 싶었던 음식은 김치찌개. 누나가 만들어준 김치찌개를 실컷 먹은 그는 진주시 금곡면에 있는 부모님 묘소를 찾았다. 그는 초등학교 때 부친을, 중학교 때 모친을 여의었다.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느낌이었습니다. 추석 때 꼭 다시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10월 전국체전에 강원도 대표로 출전하는 그는 13일부터 훈련을 재개했다. 하지만 아직 몸이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갈비뼈에 금이 가고 염증이 생긴 상태입니다. 잘 쉬고 잘 먹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훈련을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김정주의 갈비뼈 부상은 아테네 올림픽 기간 중에 입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사실은 5월에 입은 것. 멕시코 복싱대표선수들이 태릉선수촌에 해외훈련을 하러 왔을 때였다고.

“제 체급에는 덩치 큰 외국선수가 많은데 스파링 때는 큰 선수와 맞붙을 기회가 적었어요. 그래서 경험삼아 멕시코의 75kg급 선수와 스파링을 했는데 끝난 후 통증이 느껴져 병원에 갔더니 갈비뼈에 금이 갔다고 하더군요.”

오인석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그의 올림픽 출전을 만류했지만 그는 “괜찮다”며 한사코 고집을 부려 출전을 강행했다.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메달을 땄다.

“앞으로의 꿈은 체육교사입니다. 꼭 훌륭한 교사가 돼서 후배들을 길러내고 싶습니다.”

환경과 부상을 불굴의 투지로 이겨낸 선수답게 그의 목소리는 밝고 힘찼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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