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의 투자격언]내집 마련에 ‘고속철’은 없다

입력 2004-04-07 18:05수정 2009-10-10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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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주택시장은 ‘판교 이전’과 ‘판교 이후’로 나누어진다”는 말이 회자된다.

‘제2의 분당’, 판교지구에 대한 관심이 그 정도로 높다.

판교에 ‘올인’한 무주택우선공급 대상자들에게 판교는 족쇄나 다름없다.

판교에서 무주택우선공급 청약 요건을 갖추려면 분양일 이전 5년 동안 가구원 가운데 아무도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러니 ‘판교 분양 전에 나오는 물량에는 눈길도 주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다수 무주택가구주들은 ‘전 국민이 노리는 판교엔 내 집이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2월 말 현재 수도권 청약통장 1순위자는 330만여명. 이들이 모두 청약한다고 할 때 판교 아파트의 수도권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80 대 1에 이른다. 수도권 무주택 우선순위 경쟁률도 수십 대 1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에 올인하기보다 그 전에 나오는 괜찮은 분양물량에 무주택우선공급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하는 상황이다.

고수들은 “청약통장을 묵혀 두고 한번 찍은 물량을 뚝심 있게 기다리는 정공법은 잘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무난한 기회를 잡아 일단 내집 마련을 한 뒤 차차 더 좋은 지역으로 집을 넓혀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요령이라고들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무리를 해야 할 때도 있고, 최상의 대안을 뒤로 미루고 눈앞의 차선책으로 에둘러가는 자제와 인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주택가구주 요건을 신주단지처럼 여기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대개 ‘단 한번의 청약으로 죽을 때까지 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으로 1, 2년에 한 번 청약을 하다가 허송세월을 하고 만다. 그 사이 집값은 쉴 새 없이 오르고 주택공급제도도 시시각각 달라진다. 처음에는 순진해서 기회를 놓치고 시간이 흐르면 세상 물정 몰라 내집 마련에 실패하게 된다. 기다리다 지쳐 처음엔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곳에 청약을 하거나, 청약통장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해약하고 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단번에 정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7분능선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차근차근 정상 공략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김우희 저스트알 상무)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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