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데이비드 베컴:마이 사이드'…"축구는 내인생"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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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데이비드 베컴이 지난달 올림피크 드마르세유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동료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득점하자 환호하고 있다. 유소년 클럽시절을 포함해 13년간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베컴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데이비드 베컴이 지난달 올림피크 드마르세유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동료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득점하자 환호하고 있다. 유소년 클럽시절을 포함해 13년간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베컴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데이비드 베컴:마이 사이드/데이비드 베컴, 톰 왓트 지음 임정재 옮김/447면 1만5000원 물푸레

일본의 6월은 대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철이지만 최북단의 홋카이도만은 예외다. 2002년 6월 7일, 삿포로의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청명하고 바람은 늦봄처럼 선선했다.

역사적인 승부가 벌어지는 날이었다. 잉글랜드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예선에서 ‘숙적’ 아르헨티나와 마주쳤다. 4년 전 프랑스 월드컵에서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였다. 전반 44분, 마이클 오언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데이비드 베컴이 공을 차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관중은 숨을 죽였다.

다음 순간 베컴은 아마 다른 선수였다면 도저히 해내지 못했을 만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아주 강하게, 그러나 골대 한가운데로 공을 찼던 것. 만약 아르헨티나의 골키퍼가 그 자리에 그냥 서 있었다면 공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골키퍼는 반사적으로 골대의 한쪽 방향을 택해 몸을 날렸고 공은 네트를 갈랐다. 관중과 동료의 환호를 뒤로 한 채 베컴은 코너플래그 쪽으로 뛰었다.

무모한 배짱이었을까, 아니면 실수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철저한 계산이었을까. 코너플래그를 향해 달려가는 베컴은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4년 전을 되새겼을까.

당시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기자는 순간적으로 많은 질문을 떠올렸다. 1년이 더 지난 지금, 기자는 이 책을 통해 당시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베컴은 “최고의 슈팅은 아니었지만 그날 밤의 슈팅은 완벽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골문 한가운데로 향하는 베컴의 슈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뛴 경기에서 두 차례나 보여준 것이었고 그는 그것을 한 번 더 실천에 옮겼다. 베컴은 공을 차는 순간 ‘골’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순간 프랑스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퇴장당하는 바람에 감수해야 했던 온갖 비난을 비로소 떨쳐버릴 수 있었다.

이제 스물여덟 살. 게다가 스타로 살아온 그의 인생에 무슨 큰 굴곡이 있었겠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인생도 여느 다른 인생과 마찬가지로 기쁨과 회한이 교차하는 순간으로 점철돼 있다.

어린 시절 그를 축구의 세계로 인도한 아버지, 유년시절부터 맺어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의 인연과 갈등, 아내 빅토리아와의 러브스토리, 월드컵을 앞두고 얻은 부상, 국제대회에서의 실수와 만회 등 에피소드 한편 한편이 마치 소설처럼 전개된다.

이 책의 장점은 베컴의 인생 이야기를 베컴 스스로의 눈으로 바라보았다는 데 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야 이미 언론을 통해 드러난 일이지만 그의 감회까지도 기사에 등장할 수는 없었다. 베컴은 스포츠칼럼니스트 톰 왓트의 도움으로 완성된 이 책에서 자신이 치러온 수많은 경기를, 그것이 축구건 사랑이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되짚어 보고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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