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세이]신학철/'살과의 전쟁'과 지방흡입술

  • 입력 2003년 8월 4일 18시 54분


코멘트
요즘 신세대는 미인의 조건으로 쭉쭉 뻗은 다리와 잘록한 허리, 날씬한 몸매와 작은 얼굴을 꼽는다. 날씬한 몸매를 가진 사람은 더 날씬해지기를 원한다. 예전의 미스코리아와 현재의 미스코리아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약간 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날씬한 허리의 기준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올해에도 ‘살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비만이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운동과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고, 다이어트 식품이 많이 팔리기도 했다. 비만의 치료에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꾸준히 오랫동안 실천하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날씬한 여성이 더 많이 병원을 찾는데, 대부분은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자신만이 아는 숨겨진 속살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해도 줄지 않는 아랫배, 팔뚝, 엉덩이 등 어느 한 부분의 지방제거에는 지방흡입술이 좋은 해결책이다. 전체적인 몸매는 균형 있고 만족스러운데 어느 한 부분에 살이 쪄 노력해도 빠지지 않을 때 시도해 볼 만한 것이 바로 지방흡입술이다. 그러나 올해 초 지방흡입술을 받던 젊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사고는 대개 전신마취를 한 상태에서 흡입술을 시행하던 중 지방덩어리가 혈관에 달라붙어 혈관이 막히는 지방색전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튜메슨트(Tumescent) 방식의 국소마취에 의한 지방흡입술은 국소마취를 하고 시행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시술법이다. 시술 도중 의식이 있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데다 팔 다리를 움직일 수 있으며 출혈 가능성이 적고 지방색전증 발생 가능성이 아주 낮다. 또 시술 중 필요하다면 물이나 주스를 마실 수 있고 시술 후 바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입원하지 않아 일상생활의 불편도 적다. 이러한 편리함 때문에 튜메슨트 방식의 국소마취에 의한 지방흡입술이 요즘 많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복부, 팔뚝, 허리, 허벅지, 종아리 등 어느 한 부분에 군살이 있을 때 그 부분만 제거할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지방흡입술은 겨드랑이냄새(액취증) 제거나 겨드랑이 부분에 땀이 많은 다한증의 치료에 이용되기도 한다. 겨드랑이냄새는 주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어 대인관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병이며, 겨드랑이에 땀이 많아 옷을 흥건히 적시는 다한증은 무더운 여름에 옷을 자주 갈아입어야 하는 불편을 주는 병이다. 예전에는 이들 질병의 치료에 피부를 도려내는 수술이 많이 시행되었으나 큰 흉터가 생겨 지금은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 대신 냄새를 나게 하는 아포크린샘이나 땀 분비의 원인인 에크린샘을 지방조직과 함께 제거하는 튜메슨트 지방흡입술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얼마 전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24세 청년이 겨드랑이에 땀이 많을 뿐 아니라 악취까지 심하게 나 생활하기 불편하다면서 할머니와 함께 내원한 적이 있다. 튜메슨트 지방흡입술을 시행했는데, 수술 뒤 흉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냄새가 없어지고 땀 분비량이 적어진 것을 보고 이제야 위축되지 않고 마음껏 생활할 수 있다면서 얼굴이 한껏 밝아진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

신학철 피부과 전문의 www.doctorlaser.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