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박찬호 코만 수술하면 만사 OK?

  • 입력 2003년 5월 12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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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추락’원인 ‘비뚤어진 코’ 탓?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를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은 가운데 문화일보는 지난 9일자 신문에서 박찬호가 ‘코 부상’ 때문에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다는 한 메이저리그 매니아의 주장을 보도해 야구팬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과연 그럴까.일단 의학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야구팬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고 수긍 할 수 있는 면이 있다.

이 주장은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을까.

동아닷컴은 의학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이 ‘이론’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알아봤다.

일단 문화 일보 기사의 전문을 읽어보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의 끝없는 추락의 원인은 ‘코 부상’ 때문이다?

국내 한 메이저리그 마니아가 박찬호의 최근 부진 원인을 ‘코’ 부상으로 진단,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터넷 ID가 ‘333베인글로워’인 글 작성자는 최근 문화일보에 e메일을 보내 “박찬호의 부진은 외부 충격으로 비뚤어진 코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박찬호의 사진을 관찰해본 결과, 박찬호의 코가 오른쪽으로 5도 정도 기울어진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을 근거로 박찬호의 양쪽 눈 흰자위 노출 정도가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코가 비뚤어진 것은 눈썹사이의 코뿌리 부분이 외부 충격을 받아 다쳤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코가 비뚤어지면 자연스레 얼굴도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고개 역시 휜 코와 일직선으로 맞춰 돌아가게 돼 만성피로나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는 것. 박찬호의 볼이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일반인은 물론, 의사도 면밀히 관찰하지 않으면 박찬호의 부상을 간파해 낼 수 없다”며 “삼촌이 코를 다친 후 비염이 생겼고, 얼굴이 돌아간 일이 있어 박찬호의 부상을 알아챘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이 심해 보이지 않는 만큼 엑스선 촬영을 한 뒤 간단한 교정수술만 받으면 박찬호가 예전의 구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말로 글을 맺었다.》

이제 이 기사의 타다성을 밝혀보자.

먼저 코와 직접 연관이 있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주룡 박사(김주룡 이비인후과 원장)에게 자문을 구했다.

김박사의 첫 마디는 “황당하다”였다.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는 것.

김박사는 “비뚤어진 코가 얼굴을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게 만들고 고개 역시 휜 코와 일직선으로 맞춰 돌아가게 돼 만성피로나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는 내용은 황당무계한 주장” 이라고 일축했다. 김박사는 코의 변형이 목과 눈에 영향을 줘 변형시키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은승표 박사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

은박사 역시 의학적으로 검토할 가치조차 없는 내용 이라고 못박았다.

스포츠 의학 전문의이기도 한 은박사는 “현재 박찬호의 부진 원인은 한두가지로 딱 꼬집어 말할 수 없고 여러가지가 복합된 총체적인 난국”으로 분석했다.

은박사는 박찬호가 만일 부상이 있다면 부상에서 회복해야 하고 투구시 필요한 근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다른 여러가지 몸상태도 투구에 적합하게 만들어야 예전의 구위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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