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클리닉]류한묵/상승땐 느긋하게…

  • 입력 1999년 12월 23일 18시 11분


주가는 어느 한쪽으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장단기적으로 고점과 저점이 형성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각종 분석과 예측을 통해 고저점을 알아맞추려고 애쓰지만 쉽지가 않다. 예측한 고점이 생기지 않거나 설령 고점에 도달하더라도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로 큰 수익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패사례=투자경력 4년의 김모씨(45)는 지난해 11,12월 30여차례의 단타매매로 3500만원을 벌어 과거 손실금을 모두 회복했다. 이에 고무돼 올초부터 투자금액을 늘렸으나 결국 지난 6월까지 5000만원을 손해봤다. 김씨는 원금 이외에 증권사에서 추가로 자금을 빌려 L화학을 단기고점에 매수했으나 주가가 급락, 정리매매로 손실만 키웠다. H강관은 3개월내 최저점에서 매수했으나 추가하락으로 결정적 손실을 입었다.

▽왜 잘못됐나=김씨가 지난해말 매매한 종목중에는 커다란 추세가 형성된 주식들도 많았지만 일단 적은 이익에 만족했다. 김씨의 결정적인 패인은 주가 하락을 고려한 대비책이 전혀 없었다는 것.단기적인 저점 고점을 맞출 수 있다는 확신에 손실대비책을 아예 생각조차 안한 것이다.

▽어떻게 고치나=무엇보다 최고점에서 팔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커다란 추세가 형성되면 주가는 개인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오른다. 시장참여자들의 공통된 심리가 한쪽으로 쏠려 가속화가 진행되기 때문. ‘나도 최고점에서 팔 수 있다’는 확신이 강할수록 상승추세에서 추가상승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반대로 싸게 산 주식은 하락하면 손절매 시점을 잡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이익은 적고 손실은 크게 된다. 주가는 등락을 거치면서 추세를 형성하기 마련이다. 개인판단에 따라 고점에서 팔기보다는 시장참여자 모두의 심리가 반영된 시장가격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승추세에는 느긋하게,하락추세에는 조급함을 가져야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류한묵<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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