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살아보니]일산 주엽동 강선-문촌마을

  • 입력 1999년 7월 14일 19시 25분


“장을 보러 갈 때 자동차 한 대 만나지 않고 공원길로만 다닐 수 있어요. 아파트 현관 앞이 바로 공원이고 백화점과 지하철역도 코 앞이고….”

‘좋은 아파트’를 꼽는 여러 기준 가운데 ‘녹지공간’과 ‘조용한 생활여건’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그런 점에서 일산신도시(경기 고양시 일산구)내 주엽동의 강선마을과 문촌마을 주민들은 자기 동네에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다.

신도시 내에서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한 정발산 북쪽의 이 두 마을은 단독주택은 없고 3만가구 남짓한 아파트로만 이뤄져 있다.

다소 삭막할 것 같지만 단지 사이에 적당한 크기의 공원이 잘 가꿔져 있어 삭막한 느낌을 상당히 보완해 주고 있다.

이 마을들은 단지와 단지 사이의 길이 모두 차가 다닐 수 없도록 공원길로 만들어져 있는 게 특색.

차는 몇개 단지를 사각형의 한묶음으로 해서 그 외곽으로만 다닌다. 차로에는 유모차나 자전거가 다니기 쉽게 경사가 완만한 육교나 지하보도가 설치돼 있다.

5년 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강선마을로 이사온 주부 지미정(池美姃·35)씨는 “서울에 비해 확실히 공기가 맑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5년 전 1억2000만원을 들여 27평 아파트에 입주했던 지씨 가족은 두달 전 호가가 1억9000만원에 달하는 1층 32평형으로 옮겼다.

두 마을 모두 서울지하철 3호선 주엽역과 그랜드백화점 태영프라자 등 대형쇼핑점들이 걸어서 5분이내 거리다.

신도시 내 남쪽 번화가인 마두동 일대에 비해 덜 번잡한 것도 장점.

그러나 그만큼 서울에서 거리가 멀어 서울로의 출근시간이 마두동 일대에 비해 10분 가량 더 걸린다. 게다가 다른 곳으로 우회하지 않고 곧장 서울로 가는 버스는 강선마을을 통과하는 77번 좌석버스 하나밖에 없어 특히 문촌마을 주민들은 버스이용에 불편이 크다.

자유로의 교통량이 늘면서 서울에 직장을 둔 자가용운전자들의 출퇴근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점도 주민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단지별로는 중대형아파트로 구성된 강선마을의 금호 한양아파트와 문촌마을의 삼익 우성아파트가 특히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중소형 아파트로는 지하철역과 그랜드백화점에 인접한 유원 삼환아파트의 매매가격이 비싼 편이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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