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프리즘]소설이 드라마 되기『하늘의 별따기』

  • 입력 1997년 2월 9일 20시 13분


[권기태기자] 각종 문예지와 신문 단행본 출판 등을 통해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소설들. 이중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채택될까. 우선 방송사 드라마 제작국의 PD나 작가들은 드라마 가능성이 있는 작품들을 수시로 살펴보고 있다. 또한 방송사에는 이들과 별도로 「드라마 기획반」 「소설자료 검토팀」 등이 마련돼 있다. 이 팀은 드라마 교육을 받은 2∼4명의 젊은 구성작가들로 이뤄져 있다. 연출자들이 건네준 작품 및 자체적으로 추천할 만하다고 판단한 신간 검토를 전담하며 내용요약 등을 담은 자료집을 펴낸다. MBC에서 최근 펴낸 「한국현대소설 자료」를 살펴보면 김홍신 이원호씨 등 인기작가들의 대중적인 작품들을 비롯, 김원우 강석경 김민숙씨 등의 신작들을 검토하고 있다. 드라마 PD들은 드라마 가능성이 높은 소설의 기본요건으로 「인물관계가 분명하고 사건 및 갈등구조가 튼튼해야 할 것」을 든다. 한 방송국 소설자료팀은 이문열씨의 최신작 「선택」의 경우 인기작가의 작품이긴 하지만 『관념성이 지나쳐 드라마로 만들기에는 곤란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같은 기본요건을 충족했어도 「소설로는 다룰 수 있지만 공중파로 띄우기에는 논란이 있을」 작품들은 제작이사 등의 차원에서 심각하게 검토된다. 문순태씨의 「걸어서 하늘까지」는 범법자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이유로 10여년 가까이 드라마 후보로만 거론되다가 93년에야 MBC 이은규PD를 만나 브라운관에 띄워졌다. SBS 이종수부국장은 『「임꺽정」의 경우 최고경영진의 허락까지 필요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필요로 하는 것이 작가와의 원작료 결정. 드라마마다 가변성이 있지만 현재 원작료는 단막극을 기준으로 장편 3백만원, 중편 1백50만원, 단편 1백만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연속극일 때는 상향조정되며 원작자의 인지도와 작품성에 따라 원작료는 현격히 달라진다. 드문 경우지만 규모가 큰 스릴러물, 50만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나 10권 이상의 대하소설은 5천만원 이상의 원작료가 지급되기도 한다. 90년대 중반 이후 각종 프로덕션의 출현으로 원작료는 상향조정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국내 소설의 경우 문학성과 대중성이 조화롭게 만나는 「중간 소설」층이 얇아 원작으로 할만한 작품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 일선 PD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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