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보러 ‘출장가는’ 은행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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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등 10억원대 표 구입… 비인기종목 응원 위해 직접 나서
“관람 기회” “동원” 반응 엇갈려

“내년 2월에 평창 겨울올림픽 보러 ‘출장’ 갈 것 같아요.”

최근 금융권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흥행을 위해 비인기 종목의 입장권을 대거 구매해서 이를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회원인 17개 은행들과 한국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은 조만간 10억 원어치의 겨울올림픽 입장권을 구입할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총 200억 원을 기부하고 이와 함께 경기 입장권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조직위는 비인기 종목을 중심으로 입장권을 할당할 계획이다. 현재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등 대표 인기 종목들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티켓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다.

은행들은 티켓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직접 경기장에 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비인기 종목의 티켓 가격이 보통 2만∼10만 원임을 감안하면 수천 명의 은행원이 올림픽 기간에 경기장을 찾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티켓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양도할 수도 있지만 평일 강원 지역에서 열리는 경기가 대부분이라 누구한테 줘야 할지 고민”이라며 “경기장에 관중이 많아야 선수들도 기운이 나니 직원들을 평일 업무시간에 직접 보내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말했다.

은행원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올림픽 경기를 공짜로 관람할 수 있어 좋은 기회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경기 규정도 모르는 비인기 종목을 보기 위해 ‘동원’된다며 불만을 표시하는 직원도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연초에 한창 바쁠 수 있지만 국가적인 행사에 모두가 힘을 실어준다는 마음으로 참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평창올림픽#은행원#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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