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대표 “한미FTA 개정 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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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폐기 검토’ 발언후 반대 여론 커지자 부담 느낀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검토 발언을 꺼내 파장이 일었지만, 정작 재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미무역대표부(USTR)는 폐기 대신 개정을 하는 쪽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미국 내에서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 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2차 협상을 마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한미 FTA에 대해 “한국과 지금 약간의 개정(Amendment)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논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FTA가 종료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번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과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자신이 참모들에게 ‘한미 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 “폐기 여부를 다음 주부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FTA 폐기 언급 이후 처음으로 나온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발언을 토대로 볼 때 미국이 여전히 한미 FTA의 일부 수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도 있다. 미 의회에서 무역협정을 담당하는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4명은 성명에서 “북한 실험에 따라 강력한 한미동맹이 필수적이고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금 강조됐으며 한미 FTA는 그 동맹의 핵심적 요소”라며 이같이 밝혔다.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한미 FTA 관련) 서울과의 싸움은 미국을 루저(loser)로 만들 것이다.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빠르게 난파를 향해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미 FTA를 완전히 포기했다는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건혁 gun@donga.com·조은아 기자
#한미fta#트럼프#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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