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AI 붐에 찬물…“데이터센터 비용 20%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4일 13시 58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인공지능(AI) 붐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관세 영향으로 인공지능(AI) 모델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이 늘어나 투자가 위축되고, 늘어난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14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 현지를 비롯해 멕시코 인도 말레이시아 등 지역에 총 1조 달러(142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여파로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필요한 철강 등 건설자재를 비롯해 발전기, 변압기, 냉각장치 등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번스타인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데이터 처리 기기 수입 규모는 약 2000억 달러로, 대부분 멕시코와 대만, 중국, 베트남에서 들어온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품목 관세까지 도입될 경우 구축 비용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2월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2.04 서울=뉴시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열린 강연 후 인터뷰에서 “관세에서 칩이 면제된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데이터센터 비용에 포함되는 다른 부분(자재, 부품 등)이 너무 많다”며 “관세가 AI 모델 운영비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연구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업계에선 데이터 센터 비용이 15~2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마헤쉬 티아가라얀 오라클 부사장은 최근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해 “새로 짓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서버와 기타 자재의 가격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고”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황이 악화되면 빅테크들이 미국을 벗어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에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모델 개발 및 운영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 센터 건설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구글은 올해 AI 데이터 센터에 75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800억 달러, 아마존은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의 초대형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는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최대 5000억 달러를 AI 데이터 센터 건설에 투자하는 내용이다. 이같은 투자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전 나온 것들이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매슈 미텔슈타트 기술정책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AI의 미래가 세금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AI 서비스 비용 상승 우려도 나온다. 미국 AI 기업 아이세라의 무두 수다카르 CEO는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올라가면 빅테크들은 그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며 “AI 사용 비용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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