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리스크에 美경제 흔들…1분기 소비심리-증시지표 3년새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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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을 ‘해방의 날’로 명명하며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소비심리와 증시 지표가 3년 만에 최악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올해 3월의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57로, 지난해 12월 74에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지수는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가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할 경우를 기준점인 100으로 둔다.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이하이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을 뜻한다.

소비심리는 지난해 7월부터 연말까지 낙관적이었다. 하지만 지난달엔 50점대로 전월 대비 12%나 뚝 떨어지며 코로나19 팬데믹 한복판이었던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연구진은 또 “소비자의 3분의 2는 현재 4.1%인 실업률이 내년에도 오를 것으로 예상해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라며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모든 인구집단에서 가구, 사업, 실업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일 “가계와 기업이 물가 상승을 우려하면서 새로운 관세의 영향을 파악할 때까지 지출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소비 위축 경향이 최상위층을 포함한 모든 소득 수준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의 성형외과 의사 조니 프랭코는 WP에 “고객들이 지방흡입처럼 수천 달러에 이르는 수술보다는 필러처럼 간단한 시술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 지부를 두고 있는 청소업체 웰페이드메이드의 창립자 애런 세예디언은 “특히 워싱턴DC에서 단골의 10%가량이 떨어져 나갔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지침에 따라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가 벌어진 여파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는 다른 경제지표들에서도 선명하게 나타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 성장을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을 재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특히 뉴욕증시에서 전날 마무리된 1분기의 3대 지표는 이는 2022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지난달 31일로 마무리된 1분기 뉴욕증시 성적표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지수는 1.28%,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59%,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0.42% 각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S&P500은 0.55%, 다우는 1.00% 각각 상승했고, 나스닥만 0.14% 하락하는 등 비교적 선전했지만, 트럼프의 관세 위험으로 1분기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까지 미국 증시에 뒤졌던 유럽 증시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주식에 대한 선호도는 2021년 7월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고 보도했다.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달 글로벌 자산운용책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가 미국 기업의 주식 비중을 축소했다고 답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주식시장 글로벌 책임자인 제시 마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주요 이슈와 관련한 잡음과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불투명성이 이렇게 오래 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라며 “우리가 자초했다는 느낌”이라고 한탄했다.

#소비심리#증시 지표#도널드 트럼프#관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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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5-04-01 18:01:16

    트와 같은 사람을 통으로 뽑은 인과응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민주당도 문제가 크다. 정치를 얼마나 못했기에 정권을 트에게 다시 내주나? 아무튼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의 국정이 엄청나게 망가져야만 국민이나 정치인들이 진지하게 각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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