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카 여사도, 나발니 부인도…美바이든 국정연설 초청 거부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6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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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7일 상·하원 합동회의서 국정연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와 알렉세이 나발니 부인 율리아 나발라야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초청을 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번 임기 중 마지막 국정연설(연두교서)을 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카 여사와 나발라야 여사는 이 상징적인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옆자리에 앉도록 초청을 받았지만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여성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저항의 상징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강력한 이미지를 제공할 것으로 여겨졌다. 미국 대통령 배우자는 매년 국정연설에 다양한 인사를 초청하고, 대통령은 관련된 특정 정책이나 이슈를 강조·홍보하곤 했다.

그러나 젤렌스카 여사는 나발라야 여사와 같은 자리에 참석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발라야 여사는 지난달 16일 옥중 돌연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리의 부인으로, 고인이 된 남편을 대신해 푸틴 대통령에 저항하는 상징적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나발니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를 처음 침공해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당시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땅”이란 생각을 지지했다. 물론 나발니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전면 침공하는 것에 반대했고 1991년 옛 소련연방 해체 후 우크라 국경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우크라로선 나발니를 러시아 민족주의와 제국주의적 사고를 가진 인물로 평가해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젤렌스카 여사의 불참에 대해 ‘일정상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나발라야 여사도 불참을 통보했다. 그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율리야는 실제 초청을 받았고 참석을 고려했지만, 모두 상황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망각한 것 같다”면서 “그의 남편(나발니)이 사망한 것은 불과 2주밖에 되지 않았다. 율리야는 오늘 집에 처음 왔다. 그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초대해 준 것에 매우 감사하지만 그는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익명의 미 당국자는 백악관이 우크라에 나발나야 여사의 불참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그의 참석 여부가 우크라의 유일한 관심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6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우크라 지원안을 최종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 의회에서 지원안 승인을 호소하려 했지만 일정이 취소된 바 있다.

한편 이번 국정연설엔 러시아에 억류 중인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의 부모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가족 등도 초청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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