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출산 우연 아니다…그 증거는 노키즈존” 르몽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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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0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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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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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가 한국의 ‘노키즈존’(No kids zone) 현상에 대해 저출산과 연관지어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일(현지시간) “한국 사회가 저출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지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르몽드는 그 증거로 어린이 고객의 입장을 거부하는 한국의 노키즈존 시설들을 꼽았다.

르몽드는 제주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자료상 전국 노키즈존은 542곳, 누리꾼들이 직접 구글 지도에 표시한 노키즈존은 459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에서 이런 현상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집단 간 배제, 타인에 대한 이해를 거부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앙대 사회학과 이민아 교수의 진단도 소개했다.

르몽드는 한국에서 노키즈존이 2010년대 초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주로 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법적 책임과 연관된다고 말했다. 식당 등에서 어린이 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일단 업주에게 책임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 예시로 2011년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뜨거운 물을 들고 가던 종업원과 부딪힌 10세 아이가 화상을 입자, 법원이 식당 주인에게 피해 아동 측에 41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사례를 들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노키즈존을 운영 중인 사업주 205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노키즈존 운영 사유로 ‘아동 안전사고 발생 시 사업주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해서’가 68.0%(중복 응답)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소란스러운 아동으로 다른 손님과 마찰이 생길까 봐’(35.9%), ‘처음부터 조용한 가게 분위기를 원해서’(35.2%), ‘자녀를 잘 돌보지 못하는 부모와 갈등이 생길까 봐’(28.1%) 등 순이었다.

서울 시내의 한 일식당 주인은 “전에는 유아용 카시트를 뒀었는데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음식을 던지는 등 문제가 너무 많았다”며 “그런 행동은 비싼 값을 내고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다른 손님을 짜증 나게 할 수 있다”고 노키즈존으로 바꾼 이유를 르몽드에 전했다.

르몽드는 이런 노키즈존 운영을 영업의 자유로 볼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차별로 볼지 한국 사회가 열띤 논쟁에 빠졌다는 점도 짚었다.

마지막으로 르몽드는 “노키즈존 현상은 여러 범주의 인구에 낙인을 찍는 광범위한 움직임의 일부”라며 “이런 현상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세대 간 교류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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