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출두 바쁜 트럼프, 아이오와대회 1주전 선거운동 못해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12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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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경선 최초로 열리는 중요 시기, 법정에서 시간보내
"바이든의 박해"설 주장, 선거운동 반전 노려 자진 출두
트럼프 유세횟수 25회뿐..디샌티스 125회, 헤일리 79회

미국의 2024년 대선의 공화당 대선후보의 첫 경선이 치러지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1주일 앞둔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이 법원에 자진 출두하며 귀중한 1주일 동안 아이오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자발적으로 법정에 출두한 것이며 9일에는 워싱턴 D.C.의 연방 청문회에, 11일에는 뉴욕 버비원의 사기혐의 민사사건 법정에서 시간을 보냈고 아이오와주에는 그 사이 폭스 뉴스의 타운홀 행사에 잠깐 얼굴을 비쳤을 뿐이다.

트럼프는 월요일인 15일에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토요일인 13일에야 아이오와주에 돌아와 마지막 번개 유세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과 뉴욕의 법정 출두는 둘 다 트럼프가 반드시 출석할 필요가 없는 데도 자발적으로 출두한 것이다.

트럼프 선거본부는 트럼프의 사법적 리스크를 껴안고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전에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오직 대선 후보로 유세에만 몰입하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그런 전략은 트럼프가 그 동안 4건의 별도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지지층에서 떨어져 나간 중도 또는 무소속 유권자들의 표를 다시 얻는데에는 효과가 없을 지 모르지만, 일단 아이오와 프라이머리에서는 이 쪽을 선택했다.

트럼프의 이런 전략은 자신이 민주당의 계략과 음모에 의해 법정에 끌려다니는 희생자의 모습을 만들어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주장한 “트럼프가 당선되는 건 미국 민주주의 최대의 위협”이란 주장을 희석하고 오히려 바이든이 진정한 위협이라는 반박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는 법정의 피고인석에 서서 최후 진술을 하면서도 “나는 무고한 사람이다. 그 동안 대통령직을 노리고 있는 어떤 경쟁자에게 줄곧 박해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 그들은 내가 두번 다시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게 하려고 이렇게 만든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트럼프는 법원을 나와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의 형사사건 재판에서 어떤 역할을 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는데도 여전히 이를 주장했다.

“그들은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한 것이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어떤 면에서는 이를 선거운동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트럼프는 말했다.

“여러분 중 누구든 내가 법정에 서있는 것을 본다면 ‘조 바이든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깡패들이 저렇게 한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그는 강조했다.

트럼프 보좌관들은 트럼프가 이번에는 정말 어려운 법적 위기에 깊이 빠져있으며 그의 기업에 대한 경영권에서 신체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위험에 처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법정에 출두하는 것이 이롭다고 생각하며, 그럴 때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 때문에 자기 재판의 부당성을 호소할 기회가 생긴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는 법정에 출두할 때마다 아이오와주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마지막 선거운동의 피치를 올리고 있는 경쟁 후보들 보다는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하며 언론의 관심이 보장되는 기회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제이슨 밀러 선임보좌관은 “트럼프대통령은 언제든지 자신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조 바이든의 법조 하인들이 대선에 개입해서 방해하는 기회를 공짜로 얻어가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트럼프 선거본부는 법정 출두를 기금모금의 기회로 계속 활용하기도 한다. 8일에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바이든이 수도 워싱턴 법정에서 트럼프가 대통령 면책권을 주장하도록 ‘강제로’ 곤경에 몰아넣었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기부금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 결선을 너무나 멀리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가 이번 아이오와 전당대회를 위해 너무 적은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의 주요 라이벌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아이오와주의 99개 카운티 모두를 순회하며 유세를 끝냈고 비벡 라마스워미는 각개 카운티를 두 번씩이나 순방했다.

데모인 리지스터지의 이번 주 대선후보 행적 추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3월 이후 트럼프가 아이오와주에서 벌인 대중 선거유세의 횟수는 25차례인 반면에 디샌티스는 125회, 니키 헤일리는 79회, 라마스와미는 300회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선거본부에서는 트럼프의 유세가 경쟁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군중을 끌어모았기 때문에 횟수가 적더라도 동원된 유권자 수는 거의 비슷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처럼 미친듯이 바쁜 경쟁자들의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서는 역시 트럼프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어서, 문제는 그의 승리 여부가 아니라 얼마만큼의 격차로 이기느냐라고 보좌관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불만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다. 디샌티스를 지지한다는 윈터셋의 농부이자 작은 가게 주인인 마이클 파이퍼는 “여기 올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있을 때 그(트럼프)는 도대체 어디에 가 있었느냐”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대통령으로 수 많은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겠지만, 이번에 또 당선된다 해도 지난 번과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며 비난했다. 게다가 당선후 취임할 때에는 나이가 이미 78세라고 지적하기도했다.

트럼프가 법정 출두하고 없는 동안 선거본부에서는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주 주지사, 마조리 테일러 그린 조지아주 하원 등 열성지지자들을 동원해서 대신 각지의 연설회와 집회를 진행했지만 일부 출연약속을 한 연사들이 “날씨 때문에 ”불참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데모인( 미 아이오와주)=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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