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만난 바이든, ‘이스라엘-사우디 정상화’ 공식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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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바이든 ‘외교 업적’ 필요
네타냐후 “美와 함께 역사 만들 것”
빈 살만 “이스라엘 가까워지고 있어”
이란 “사우디, 팔레스타인 등에 칼”

재집권 10개월 만에 바이든 만난 네타냐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이 반발하는 와중에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핵을 
가지면 우리도 갖겠다”는 뜻을 밝혀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재집권 10개월 만에 바이든 만난 네타냐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이 반발하는 와중에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핵을 가지면 우리도 갖겠다”는 뜻을 밝혀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지난해 12월 3번째 집권에 성공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났다. 두 정상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 협의를 공식화하며 “함께 역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중국이 중동에서 속속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 치적을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10년 전 우리가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를 논의한다고 했다면 서로를 보며 ‘누가 무슨 술을 마신다고?’라고 반문했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급진전에 관해 농담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의 지도력하에 평화를 구축하고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또한 같은 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가 “매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숙적 이란을 거론하며 “어떤 나라든 핵을 보유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핵 보유는 나쁜 행동이며 다른 국가와 전쟁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을 하나 얻는다면 우리도 하나 얻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을 배신했다”고 반발하는 등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신이 배후로 지목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에 관해서는 “이런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혁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재하에 네타냐후 총리와 무함마드 왕세자가 양국 간 관계 정상화 협의에 모두 공개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실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사우디가 미국에 안전 보장 및 원자력 발전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반발 또한 거세다. 라이시 대통령은 중동 무슬림 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며 사우디를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선 두 차례의 집권에서는 취임 직후 미 수도 워싱턴 백악관에서 현직 미 대통령을 만났다. 그러나 올 7월 대법원의 기능을 대폭 약화시킨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 이번에는 세 번째 집권 약 10개월 만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다. 두 정상의 회담 장소가 워싱턴이 아닌 뉴욕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이스라엘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를 표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조 바이든#이스라엘-사우디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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