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美와 함께 역사 만들 것”
빈 살만 “이스라엘 가까워지고 있어”
이란 “사우디, 팔레스타인 등에 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10년 전 우리가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를 논의한다고 했다면 서로를 보며 ‘누가 무슨 술을 마신다고?’라고 반문했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급진전에 관해 농담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의 지도력하에 평화를 구축하고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또한 같은 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가 “매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신이 배후로 지목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에 관해서는 “이런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혁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재하에 네타냐후 총리와 무함마드 왕세자가 양국 간 관계 정상화 협의에 모두 공개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실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사우디가 미국에 안전 보장 및 원자력 발전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반발 또한 거세다. 라이시 대통령은 중동 무슬림 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며 사우디를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선 두 차례의 집권에서는 취임 직후 미 수도 워싱턴 백악관에서 현직 미 대통령을 만났다. 그러나 올 7월 대법원의 기능을 대폭 약화시킨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 이번에는 세 번째 집권 약 10개월 만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다. 두 정상의 회담 장소가 워싱턴이 아닌 뉴욕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이스라엘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를 표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