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25억 받고 찍은 홍해 사진…사우디 ‘스포츠워싱’ 동원 비판

리오넬 메시 인스타그램

세계 최고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지난해 5월 9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우디아라비아 관광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로부터 수십억을 받고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며 ‘스포츠워싱’(스포츠를 이용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세탁하는 일)에 동원됐다는 지적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메시와 사우디 정부가 맺은 계약서를 공개했다. 계약서에는 메시가 해마다 가족들과 5일 이상 사우디 여행에 1번, 또는 3일씩 2번을 가야 한다고 적혀있다. 메시가 사우디 관광부와의 계약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3년간 최대 2500만 달러(약 320억 원)다.

메시가 사우디 정부와 맺은 계약에 따라 의무 휴가로 받는 돈은 약 200만 달러(약 25억 6000만 원)다. NYT는 메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홍해 사진 한 장으로 200만 달러 가까운 돈을 받았다고 전했다.

메시의 가족 관광 비용과 5성 호텔 숙박료는 전액 사우디 정부가 지급한다. 메시는 가족과 친구를 최대 20명 동반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외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우디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연 10회 올리거나 연례 관광 캠페인 행사 참여, 기타 자선 사업에 참여할 경우 각각 2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받는다.

단 메시는 사우디의 평판을 훼손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사우디 정부가 허락한 해시태그를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달아야 한다.

NYT는 메시가 거액의 돈에 눈이 멀어 사우디의 ‘스포츠워싱’에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최근 스포츠에 거액의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인권 탄압국 이미지를 씻는 데 애쓰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