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십~수백만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식량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0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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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공기.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인공기.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수십만~수백만이 굶어죽은 1990년대 초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래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9일(현지 시간) 북한의 곡물 수요와 공급량, 식량 가격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곡물 재고량이 최소 필요량 이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최소 필요량은 식량 균등 배분을 전제로 사회 유지에 필수적인 식량의 하한선이다. 북한은 유엔 농업식량기구(FAO) 기준 최소 필요량의 80% 수준으로 측정됐다.

38노스 분석에 따르면 북한 곡물가는 2021년 초를 기점으로 국제 곡물가보다 kg당 0.5달러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 매체가 측정을 시작한 이래 북한 곡물가는 줄곧 국제 곡물가를 웃돌았으나 이번처럼 많이 차이가 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식량 공급망이 와해됐음을 뜻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38노스는 밝혔다.

북한 식량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북중 국경을 폐쇄한 2020년 1월, 그리고 화폐를 찍을 종이와 잉크가 부족해 ‘돈표’(화폐 대용 증서)를 발행한 2021년 가을 급등했다. 특히 옥수수 가격 오름폭이 쌀보다 더 컸다. 주식인 쌀이 부족해 대체 작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38노스는 수십 년에 걸친 북한 경제 실정(失政)에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식량 수급 사정이 불안정해지며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이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는 등 세계 식량 수요가 늘어난다면 북한 식량 부족 사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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