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cm 세계 최장신? 실제 재보니…반전 가나男 “지금도 크는 중”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월 3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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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가나에 사는 한 남성이 자신의 키가 3m에 가깝다는 동네 병원의 측정 기록을 듣고 기네스북에 도전했지만 세계 최장신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2일 영국 BBC에 따르면 가나 북부 감바가 마을에 사는 술래마나 압둘 사메드(29)는 최근 동네 병원 검진에서 자신의 키가 2m 89cm까지 자랐다는 말을 들었다. 이는 현재 세계 최장신 기네스북 기록 보유자인 튀르키예 남성 술탄 쾨센의 2m 51cm 보다 38cm나 더 큰 것이다.

하지만 검진 당시 사메드의 키는 병원에 구비된 측정 도구의 측정 범위를 한참 넘어섰고, 의료진이 주변에서 구해온 긴 막대기를 이어 붙여 잰 것이었기 때문에 2m 89cm라는 수치를 확신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BBC 취재진은 사메드의 키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16피트(4m 87cm)에 이르는 줄자를 가지고 가나로 찾아갔다. 사메드는 신발을 벗고 충분한 높이의 벽에 기대어 섰다. 이후 주민 한 명이 나무 의자 위에 올라 그의 정수리 높이를 벽에 표시했고, 이후 땅에서부터 길이를 측정했다. 그 결과 사메드의 정확한 키는 2m 24cm로 측정됐다.

이에 사메드는 “병원의 측정 방식이 완벽하진 않았다”고 웃으면서 “나는 아직도 크는 중이니 언젠가 그 키를 따라잡을지도 모른다. 3~4개월마다 또 크니까. 3~4개월 후에 만나면 내 키가 더 컸단 걸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나 수도 아크라에 살던 사메드는 7년 전인 22세 무렵부터 자신의 이상 성장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운전기사가 꿈이었던 그는 정육점에서 일하면서 운전학원에 다닐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혀가 입안에서 제대로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고 한다. 근처 약국에서 약을 사려 했는데, 이내 몸의 다른 곳도 모두 커지기 시작했다.

과성장에 수반되는 합병증 때문에 의학적 도움이 필요했다. 그의 척추는 비정상적으로 휘었는데, 이는 마르판 증후군의 대표 증상 중 하나다. 마르판 증후군은 유전 질환으로 신체의 결합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며, 심장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도 동반한다.

의사들은 성장을 멈추려면 뇌수술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가나의 공공의료보험은 이 수술을 보장하지 않고 기본적인 치료만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사메드는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여전히 약 50달러(약 6만 3000원)를 내야 한다.

금전적인 문제로 고향으로 돌아온 사메드는 운전기사가 되겠다는 꿈도 포기했다. 그는 “운전학원을 가려고 했는데 시트를 뒤로 젖혀도 운전대를 못 잡는다. 무릎이 운전대에 부딪힐 것 같아서 다리를 뻗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급격한 성장은 사회생활도 방해했다. 사메드는 “다른 젊은 사람들처럼 축구를 했고 운동도 잘했지만 지금은 짧은 거리도 걷기가 어렵다”고 했다. 지금은 휴대전화 선불요금을 충전하는 작은 가게를 운영 중이다.

그의 최우선 순위는 수술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팔다리가 너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한쪽 다리, 발목, 발 피부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그는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는다. 길을 걷다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면 미소로 화답하고, 셀카 요청에도 항상 친절하게 응대한다.

그는 “언젠가는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갖고 싶지만 건강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며 “신께서 나를 만드신 방식에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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