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울트라 스텝’ 밟나…“금리 1%P 인상 확률 80%”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14시 34분


코멘트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9.1% 물가상승률 ‘쇼크’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기준 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최소 0.75% 인상’은 기정사실이 됐고, 그 이상 초긴축 정책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는 것이다.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초긴축 정책 전망은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1.0% 포인트 인상 확률 80%”
연준 고위인사들은 1%포인트 인상지지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로레타 미스터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는 좋은 소식이 하나도 없다”며 “연준이 최소 전달 보다 적게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달 26, 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한 전달 인상폭인 0.75%포인트나 그 이상 인상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미스터 총재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준 총재도 이날 1.0%포인트 인상안을 묻는 기자들에게 관련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미 언론은 이를 두고 1.0%포인트 인상안이 FOMC 회의 테이블에 올라갈 것이란 의미로 보고 있다.

13일 오전 CPI 보고서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울트라 스텝은 불가능할 시나리오로 봤지만 하루 사이에 시장은 울트라 스텝에 관심이 쏠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연준 기준 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밤 기준 울트라 스텝 확률이 80.9%로 자이언트 스텝 확률(19.1%)을 뛰어넘었다. 일본계 투자 은행인 노무라도 이날 “연준은 정책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인상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1.0%포인트 인상으로 전망치를 바꿨다. 연준이 만약 울트라 스텝에 나서면 1990년대 초 이후 30여 년만에 역사적 인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베이지북’은 “미국 내 여러 지역에서 경기 둔화가 감지된다”면서도 “유가, 식료품, 주거비 위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진단해 연준의 결단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베이지북은 미국 각 지역 경제 상황을 면밀히 조사해 FOMC 회의 전 위원들의 판단을 위해 제공되는 보고서다.

●세계은행·IMF 총재 “경제상황 심각한 우려”
예상보다 악화되는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강력한 긴축 정책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폭은 0.22%포인트로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은 일반적으로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IMF 블로그에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져 2023년이 더 힘들 수 있다. 경기 전망이 극도로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도 브루킹스연구소 웨비나 기조 연설에서 “세계는 80년 만의 가장 빠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경기 연착륙도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월 물가상승률은 최근 유가 하락이 반영 되지 않은 뒤쳐진 수치”라며 지나친 우려를 일축했다. 6월 에너지 지수 상승률은 41.6%로 1980년 4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었다. 하지만 반면 마이클 워스 쉐브론 CEO는 CNBC에 “유가는 하락하다 다시 인상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전히 공급을 줄이는 문제가 많다. 여러 요인이 인상을 향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