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위협 맞서 중립국 노선 탈피
총리 “안보에 뭐가 최선인지 분석”
핀란드도 “몇주내 가입여부 결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의 안보 불안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이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이후 200여 년간 고수했던 중립국 노선을 깨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13일 복수의 스웨덴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집단 안보체제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역시 중립국인 핀란드 또한 나토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스웨덴 유력지 스벤스카다그블라데트, 더로컬스웨덴 등은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가 나토에 가입하기로 결정했고 6월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때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수도 스톡홀름에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안데르손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스웨덴 안보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분석하고 있다”며 나토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마린 총리 또한 “몇 주 안에 나토 가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과정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웨덴은 상비군 약 3만8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전투기, 전차 등을 자체 생산하고 수출까지 하는 군사기술 강국이다. 이런 스웨덴이 가입하면 나토의 전력 또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대중지 메트로는 스웨덴의 가입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큰 일격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스웨덴은 2월 말 우크라이나에 대전차용 무기, 헬멧, 방탄복 등 각종 군사물자를 지원했다. 82년 만의 해외 군사 지원이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침공 빌미로 삼은 러시아는 두 중립국의 나토 가입 움직임을 경고해왔다. 스웨덴의 이번 결정에도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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