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의 안보보좌관들, 로마서 14일 회동…중국의 러 지원 경고

미국과 중국 정상들의 최고 안보 보좌관들이 14일(현지시간) 로마에서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미-중 양국간에 고조되고 있는 긴장과 중국의 입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온’에 출연해 “미국 정부는 중국이 러시아에 경제적 또는 물리적 지원을 어느 정도 제공했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비록 전체 계획을 알지 못했더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본다”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우리는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도울 경우 분명히 대가가 있을 것임을 중국에 직접, 비공개로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는 세계의 그어떤 나라가 경제제재를 받은 러시아에게 생명선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푸틴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화생방 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구실로 퍼뜨리고 있는 가짜 뉴스를 중국이 확산시키는 데 대해서도 비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에게도 최대 무역국인 미국과 유럽연합과의 관계에서 미묘하고 복잡한 입장에 서게 만들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 시장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그러면서도 러시아와의 ”한계 없는 우의“를 선언하고 푸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

설리반은 양제츠와의 회담에서 중국이 러시아 정부에게 해 줄 수 있는 ”무제한“의 한도가 무엇인지를 밝힐 생각이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 나는 노골적이고 뻔뻔한 협박을 좌시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 중국 정부와 모든 소통을 시도하면 틀림없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 러시아 제재의 타격을 뒤에서 보완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익명의 미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서 중국에게 무기와 군수장비를 포함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사실은 워싱턴 포스트가 가장 먼저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와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으로 생화학 무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러시아가 우크라인 침공에 생화학 묵를 사용할 경우 그런 얘기를 빌미로 사용할 수 있게 작업 중이라는 것이다.

설리반 보좌관은 NBC방송의 ” 언론과의 만남“ 프로에서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게 화생방 공격 의도를 공격한다는 것은 ”자기들이 그런 짓을 할 계획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예고하는 행위“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에 이 같은 가짜 뉴스를 맹공격하게 된 것은 러시아 외교부의 마리아 자카로바 대변인이 최근 아무 증거도 대지 않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게 생화학 무기 연구소 자금을 대주고 있다고 비난 성명을 내놓은 이후이다.

이어서 중국 외교부도 미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26개 생화학 연구시설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시설들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유엔은 이에 대해 그런 주장을 뒷받침할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대변인은 러-중의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화생방 무기에 대해 떠들고 있는 것은 자기들이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거짓 신호를 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것은 확실한 그들의 패턴“이라고 지난 주에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도 10일 상원정보위원회에 출두해서 러시아가 현재 화생방 공격을 준비하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에게 거짓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화학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언제까지 자국 경제를 위태롭게 해가면서까지 러시아와의 동맹관계를 ‘무제한’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일단 러시아 제재에 동참해서 러시아를 쫓아내지 않는 날는 제재회피의 퇴로를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러시아 침공에 대해 미국 정부는 불평할 수 없다면서 미국도 가짜 구실을 만들어 이라크를 침공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마에서 14일 회동하는 설리반과 양제츠는 스위스에서도 이미 회담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설리반은 중국의 대만 공격에 우려를 표하고 홍콩의 민주화 운동 탄압과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등을 지적했다.

그 회담은 바이든과 시진핑의 3시간에 걸친 11월 정상회담을 마련하기 위한 예비 회담이었기 때문에 로마 회담이후 두 정상의 재차 회담 여부도 관심사이다.

설리반은 로마에 있는 동안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의 외교담당 보좌관 루이지 마티올로와도 회담을 할 예정이다.

[워싱턴=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