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한다고 혼나던 英 소년, 나이키 디자이너 되다

사진=낙서 소년(the doodle boy) 인스타그램 갈무리

수업시간마다 몰래 낙서하다 혼날 정도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12세 영국 소년이 나이키 디자이너로 발탁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복수의 외신은 영국 슈루즈베리에 사는 조 웨일(12)이 최근 나이키의 공동 크리에이터가 됐다고 보도했다. 조는 앞으로 온라인상에서 나이키를 홍보하고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활동을 격려하는 프로모션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는 인스타그램에 약 12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다. 그는 ‘낙서 소년’(the doodle boy)이라는 계정을 통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그림을 공개해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조의 어린 시절 그리 순탄치 않았다. 조는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린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매일 혼나는 아이였다. 조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기억하는 한 6~7살 때부터 낙서를 하곤 했다고 말했다.

조는 “학교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린다는 이유로 종종 혼이 나기도 했다”면서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고 방과 후 미술 교실에 보내주셨다”고 밝혔다. 거기에서 조의 재능을 알아본 미술 선생님의 도움으로 그의 작품은 온라인의 게재될 수 있었다. 이윽고 그는 온라인상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조는 앞서 2020년 소던 컬렉션 미술 갤러리에서 생애 최초로 단독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또 그해 12월 영국 윌리엄 왕자 부부에게 고용돼 그들의 기차여행을 그림으로 그려 왕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윌리엄 왕자 부부는 왕실 공식 SNS를 통해 조에게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사진=낙서 소년(the doodle boy) 인스타그램 갈무리

나이키와의 인연은 2020년 아버지의 날을 맞아 자신의 낙서로 채워 넣은 나이키 트레이너 운동화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나이키가 해당 게시물을 눈여겨보면서 계약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조의 소속사 러브블러드 크리에이티브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조가 나이키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조의 아버지도 “조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또 창의성을 중요시한다”며 “나이키와 공동 작업을 통해 조의 관심 분야인 창의성과 스포츠에 대한 사랑이 하나로 통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는 나이키와의 협업에 대해 “나이키는 정말 대단하고 곧 내가 기대하고 있는 재밌는 것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이건 내 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나 자신에게 좋아하는 걸 하라고 말한다. 그게 낙서다. 그림을 그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스로가 자랑스러워진다”고 밝혔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