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릴랜드대 병원, 돼지심장을 위급환자 인체에 이식 성공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1일 0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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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대학교 메디컬센터의 의사들이 돼지 심장을 임종을 앞둔 위급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의학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10일 발표, AP통신이 이를 단독보도했다.

지난 7일 이 위험한 시험적 수술을 통해 심장 이식을 받은 환자는 3일 째 양호한 상태로 지나고 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이 수술이 정말로 성공을 한 것인지를 알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다. 하지만 이번 이식 수술은 수 십년 전부터 이어져 온 “언젠가는 동물의 장기를 생명을 구하는 이식 수술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학계의 소망을 이루는 데 한 걸음 다가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메릴랜드대 의사들은 이번 이종간 이식 수술( xenotransplantation)은 유전적으로 유전자 수정을 거친 동물의 장기가 인체에서도 즉각적인 거부 반응 없이 기능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심장 이식을 받은 환자 데이비드 베네트(57)는 이번 실험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두고 있는데다 인간의 심장을 이식 받을 자격이나 순서도 되지 않아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그의 아들이 AP기자에게 말했다.

베네트도 수술 하루 전 날 입장을 발표, “죽느냐 이번 이식수술을 하느냐였다. 나는 살고 싶었다. 너무도 막연한 시도이긴 하지만, 내 마지막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고 메릴랜드 의과대학원 측은 그의 발언을 전했다.

인체의 장기 이식은 이식용으로 기증하는 경우가 너무도 부족해서, 의학계에서는 어떻게하면 동물 장기를 대신 사용할 수 있을까 오래 전부터 연구해왔다.

지난 해 미국에서 시행된 심장 이식수술의 수는 3800건을 돌파해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전국의 장기이식 시스템을 관장하는 장기공유 연합네트워크( UNOS. United Network for Organ Sharing)는 밝혔다.

메릴랜드 의대 동물-인간간 이식 프로그램 팀의 무하마드 모히우딘 박사는 “ 이번에 성공한다면, 병으로 고통받는 말기 환자들을 위해 이런 동물 장기를 끝없이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동물장기 이식 수술은 이전에는 모두 실패했다. 주로 환자의 인체가 동물장기에 대해 즉각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인 탓이다 . 특이한 경우로 1984년 죽어가던 아기 페이가 아기 비비(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한 뒤 21일 동안 생존한 것이 최대의 기록이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 메릴랜드대 의사들은 돼지의 심장에다 유전자 편집을 해서 인체의 급격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인 당질을 세포내에서 모두 제거했다.

UNOS의 수석 의학책임자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메릴랜드대 동물장기이식에 대해 아직은 동물장기 이식 최초의, 임시 단계일뿐이라며,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간 이식수술 실험을 감독하는 미 식품의약청(FDA)는 긴급상황에서 “동정을 위한 용도”로 이번 수술을 허가했다.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9월 뉴욕에서도 연구자들이 이런 종류의 돼지 장기 인체 이식술을 시험한 적이 있다. 의사들은 돼지의 콩팥 한 개를 숨진 사람의 인체에 이식한 뒤 작동 여부를 관찰했다.

당시 뉴욕대에서 이 실험을 진행한 책임자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는 메릴랜드 의대의 이번 이식수술이 자기들 보다 한단계 나아간 실험이라고 말했다 .

“이번 이식 수술은 정말 대단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나도 심장이식을 받은 사람으로써, 나같이 유전적 심장 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번 같은 이종이식술로 가족이나 많은 환자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이식수술에서 나온 데이터를 환자들에게 권하거나 공개하는 것은 아직은 너무 잔인한 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동물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을 너무 서두르면 윤리적 문제도 있지만, 아직 성공확률이나 장장 7시간이 넘는 복잡한 수술과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다만 단 하루라도 생명을 연장하고 싶은 가족의 애타는 마음이 이번 실험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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