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지재권 면제해야”…인도 코로나 참극으로 요구 거세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2일 12시 42분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급증하면서 미국에 대한 백신 지식재산권 포기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인도를 비롯한 다른 개발도상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백신 제약회사에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규제를 중단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인도와 남아프리카를 중심으로 60개 개발도상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백신 지식재산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새로운 제안서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이 제안서는 며칠 안에 WTO에 제출될 예정이다.

WSJ는 브라질, 터키 콜롬비아 등 빈곤·중산층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해 신규 감염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약 30%의 미국인은 백신 점종을 완료했지만 인도의 접종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압박과 함께 미 하원 의회에서도 지식재산권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약사들이 ‘포기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100명 이상의 미 하원 의원들은 지식재산권 포기를 지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9명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백신에 대한 일시적인 특허권 포기 지지를 촉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은 지식재산권 포기를 지지하는 것을 포함해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생산·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다양한 방법이 있고 (지식재산권 포기는) 그중 하나의 방법”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무엇이 가장 타당한지 평가해야 한다. 미국 당국자들은 미국에서 백신 제조를 촉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식재산권협정(TRIPS)으로 알려진 WTO 규정에 따르면 각국은 비상시에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에이즈 위기 이후 모든 백신의 수많은 개별 특허권을 기반으로 해 이를 적용하기 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존스앤드존슨(J&J·얀센) 등 대형 제약사들은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식재산권 포기에 반대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지식재산권이 유지 되도 올해 총 100억 회분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식재산권 포기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올해 백신 생산량에 이에 못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재료공급, 품질검사 등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대규모 생산 회사가 한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앤테크 대표는 이번달 중 다른 제조업체에 특별 허가증을 발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기술 숙달과 품질관리 보장에 1년이 걸릴 것이라고 하는 등 지식재산권 포기 주장을 일축했다.

사힌 대표는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제조되는 질 낮은 백신을 갖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WSJ는 지난해 7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일반적으로 기술 이전을 받아 백신을 생산하는 데는 18개월에서 30개월이 걸리지만 6개월로 압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식재산권 포기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질검사를 통과할 수 있는 백신 생산 장비를 갖춘 개발도상국 제조사가 12곳 이상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등 제약회사들은 서방 제조사가 기술을 허가하거나 공유하면 몇 달 안에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 백신 제조사는 이미 브라질, 세르비아, 인도를 포함한 나라들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 인셉타사는 노바벡스가 개발한 것과 같은 단백질 하위 단위 백신을 연간 3억5000만 회분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갖추고 있다. 인셉타사는 “우리는 엄청난 시설을 있다”며 백신 안전문제는 “말되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WSJ는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는 지금까지 어떤 개발도상국에도 코로나19 백신 제조를 허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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