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카스트로왕조 종식…디아즈 카넬 새 최고지도자 선출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0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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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 개방 가속화 불구 정치 반체제에 대한 개방은 No

쿠바 공산당은 19일(현지시간) 예상됐던 것처럼 미겔 디아즈 카넬 국가평의회 부의장을 최고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후계자로 선출했다.

디아즈 카넬은 여러 면에서 지난 60여년 동안 쿠바를 통치했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쿠바의 새로운 최고 지도자이다. 그는 게릴라 전사 출신이 아니고, 단 몇년 동안만 군인이었을 뿐이다. 그는 승인된 경로를 통해 평화적으로, 열심히 노력한 끝에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카스트로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 않다.

지난 2018년 쿠바 대통령에 올랐던 디아즈 카넬은 이제 국가평의회 의징직마저 차지, 1959년 이후 계속돼 오던 쿠바의 카스트로 정치 왕조에 종지부를 찍었다.

20일 61세가 되는 디아즈 카넬은 피델 카스트로가 풀헨시오 바티스타 독재에 맞서 싸운 뒤 소련식 정치 체제를 굳히면서 수십년 간 정권을 잡았던 세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이다.

쿠바 중서부의 산타클라라에서 혁명 1년 후인 1960년 태어난 디아즈 카넬은 젊은 시절, 긴 머리를 하고 비틀즈를 따라다녔지만 공학 학위 취득 후 정치에 입문, 청년공산주의자연합에서 고위직에 오르면서 실용적인 행정가로 명성을 얻었다.

라울 카스트로가 형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쿠바 최고 지도자 자리를 물려받은 지 1년 후인 2009년, 디아즈 카넬은 교육장관으로 임명됐다. 2012년에는 쿠바의 부통령 중 한 명으로 올라섰고, 곧 제1 부통령으로 임명됐다.

카스트로의 유력한 후계자로 간주되던 여러 유망한 젊은 관리들이 너무 빨리 권력을 휘두르려 하거나 지도부에 대한 무분별한 발언으로 몰락한 것과 달리 디아즈 카넬은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반체제주의자들과 미국의 적개심에 맞서 쿠바를 확실히 옹호했고, 쿠바 국민들이 요구하는 제한적 개혁 추진을 받아들이면서도 윗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2018년 쿠바 대통령으로 취임하고부터는 국가 중심이던 경제를 개방하기 위한 일부 개혁을 가속화해 소규모 민간 기업 허용을 늘려 소규모 기업가들의 삶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었다.

최근 몇 달 동안, 그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이중통화 시스템을 끝내고, 중소기업에 대한 개방을 확대했다. 게다가 광범위한 인터넷 사용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 분야에서의 개혁 도입과 달리 정치적 반체제 운동과 관련해서는 전혀 개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바나(쿠바)=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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