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버핏, 항공주서 은행주로 갈아탔다…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4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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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20~22일 美 대형은행 BoA 주식 8억달러 매집
전 세계 경제 침체에도 미 경제 체력에 확신 표출
수요 줄어든 델타항공 등 항공주는 매각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20~22일 사흘간 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식 3390만주를 평균 24달러에 사들였다고 CNBC 등이 23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인용해 보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번에 매입한 주식은 모두 8억1330만달러(약 9800억원) 규모다. 해서웨이가 보유한 BoA 주식은 총 240억달러(9억8200만달러·지분율 11%)규모로 증가했다. SEC가 버핏의 주식 매입 사실을 공개하면서 BoA 주가는 이날 JP모건, 웰스파고 등 다른 은행주의 하락세에도 1% 상승했다.

CNBC는 버핏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미국과 전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BoA 보유 지분을 확대한 배경을 두고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버핏이 지난 5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상회의 형태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 회의에서 낙관론을 폈다는 이유에서다. 버핏은 당시 “그 어떤 것도 미국을 근본적으로 멈출 수 없다”며 “미국의 기적, 미국의 마법은 언제나 승리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베스터 비즈니스 데일리(IBD)는 이번 BoA 주식 매입은 대형 은행들이 대출 위험(익스포저)에 대응하고자 수십억달러를 더 적립하고 장기 경기 침체를 경고한 지 일주일만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역시 이는 버핏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체력에 일관되게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11년부터 BoA 주식을 매집해왔다.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포트폴리오 중 주식수 기준으로 최대 투자처이자 시가총액 기준 애플에 이어 두번째다. BoA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가장 실적이 나쁜 종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만 버핏은 지난 4월 미국 주요 항공사인 델타항공 등 항공사 주식을 대거 매각한 바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카 에어라인, 유나이트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사의 주요 주주 중 하나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4월 델타항공 주식 1300만주를 3억1400만달러에, 사우스웨스트항공 주식 230만주를 7400만달러에 매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당시 매도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코로나19로 감소한 항공 수요를 감안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항공 수요는 현재도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힘든 상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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