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계속 美 시위, 밤사이 격화…최소 5600명 체포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3일 0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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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의 반(反)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일주일째 계속되며 격화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낮의 평화로운 시위에 이어 미 전역 몇몇 도시는 약탈과 폭력적 행위로 흔들렸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을 동원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여러 도시에서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뉴욕 경찰은 전날 밤 맨해튼에 있는 메이스의 플래그십 매장을 포함해 여러 장소에서 약탈 행위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 시장은 통행금지 시간대인 오후 11시에도 시위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서도 통금 시간인 오후 7시가 넘어서도 시위가 계속됐다. 도시 전역에서 약탈과 공공기물 훼손 행위가 보고됐다. 경찰 관계자는 평화롭게 시작됐던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면서 경찰관 네 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흑인인 젤너 마이리(민주·뉴욕) 미 상원의원이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후추스프레이에 맞고 수갑을 차는 일도 있었다.

다만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는 폭력 사태가 더 커지지 않고 밤을 넘겼다고 WSJ은 전했다.

미니애폴리스 주 방위군은 2일 오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우리 대원들에게 조용한 밤이었다”며 “평화롭게 시위하고 안전하게 집에 머물러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해가 질 무렵엔 수천명이 주지사 저택 앞에 모여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고, 적은 무리의 경찰관들이 여기에 동참하기도 했다.

다른 시위자들은 주 의사당 앞 잔디밭에 모여 플로이드의 이름을 외쳤다. 폭동 진압용 장비를 착용한 군경들은 통행금지령이 내린 시각이 지나자 플라스틱 수갑을 이용해 시위대를 체포해 시위 밖 지역으로 이송할 준비를 했다. 이러한 과정들은 대체로 질서정연하게 일어났다고 WSJ은 설명했다.

AP통신은 시카고 교외 지역에서 2명이 사망하는 등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9명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미 전역에서 절도, 고속도로 이동 방해, 통행금지 위반 등의 이유로 체포된 이들은 최소 5600명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에서 “경찰에 대한 시위대의 공격은 테러 행위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미국 내 폭력시위 진압에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대통령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경찰은 백악관 코앞까지 밀려든 시위대를 최루탄과 고무탄을 쏴서 해산시켰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건너편 세인트존스 교회를 방문해 성경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는 일도 있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위대한 나라를 갖고 있다. 그게 내 생각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라고 말한 뒤 다시 걸어서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사실상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진 한 장을 찍으려고 평화로운 시위자들에게 최루탄과 고무탄을 쐈다. 그는 미국 국민을 상대로 미군을 이용하고 있다”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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