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WHO에 팬데믹 선언 연기 요청”…獨언론 의혹 보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0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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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1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에 대한 각종 정보 배포와 팬데믹(대유행) 선언을 늦춰줄 것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에 대처할 시간이 최장 6주 늦어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책임을 주장하는 미국과 서방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주간 슈피겔이 8일 입수한 독일 정보기관 연방정보국(BND)의 첩보 문건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월 21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관련 정보를 통제하고, 팬데믹과 같은 전 세계 차원의 경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WHO는 3월 11일에야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나타났다고 밝힌 지 70일 만이다. 이미 114개국에서 11만8000명이 감염됐고 4291명이 사망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중국이 우한을 봉쇄한 덕에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세계가 중국에 빚을 졌다” 등 여러 차례 중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 비난을 샀다. BND는 “중국의 은폐식 정보정책으로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4~6주 손해 봤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WHO는 성명을 통해 “1월 21일 당일 시 주석과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전화 통화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부정확한 보도는 코로나19 대유행을 종식시키려는 전 세계의 노력에 방해가 된다”고 반박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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