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에 경제지표 ‘최저치’ 새로 쓰는 美-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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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월 산업생산 5.4% 감소…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아
뉴욕주 제조업지수 ―72 기록… 금융위기때 ―34보다 두배 나빠
中, 공장 열었지만 수요부족 겪어… 1분기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 예상

경찰관 박수 보내자 의료진 환호 1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 앞에서 말을 탄 경찰관들이 병원 의료진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왼쪽 사진). 이에 의료진이 두 팔을 들어 호응하고 있다. 이날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확진자는 64만 명을 넘어섰다. 이 중 뉴욕에서만 21만 명이 나왔다. 뉴욕=AP 뉴시스
경찰관 박수 보내자 의료진 환호 1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 앞에서 말을 탄 경찰관들이 병원 의료진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왼쪽 사진). 이에 의료진이 두 팔을 들어 호응하고 있다. 이날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확진자는 64만 명을 넘어섰다. 이 중 뉴욕에서만 21만 명이 나왔다. 뉴욕=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3월 산업 생산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고, 소매 매출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로 추락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도 28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5일 내놓은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서 3월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고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이후 7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제조업 등 산업 생산이 얼어붙은 것이다. 산업 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이 전월 대비 6.3%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자동차 생산과 식당·술집 매출은 각각 27.2%, 27.0% 감소했다. 의류 분야도 50.5% 줄었다.

소비도 급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소매 매출은 전월에 비해 8.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소비가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향후 경제지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주 상황이 특히 좋지 않다. 뉴욕 연준에 따르면 주(州)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3월 ―72를 기록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34.3)보다 훨씬 나쁘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많은 기업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5월이 기업 유동성 고비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은행이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실물경제의 위기가 장기화하면 금융 부문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골드만삭스, 씨티은행 등 주요 금융사는 1분기(1∼3월) 순이익이 각각 지난해 4분기보다 46%, 45%씩 줄었다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는 2분기(4∼6월) 미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40.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경제지표가 속속 악화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조기 경제 정상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브리핑에서 “데이터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새로운 감염이 정점을 지났음을 시사한다”며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새 지침을 16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중국도 휘청거리고 있다. 17일 발표되는 1분기 경제성장률은 1992년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로이터와 AFP는 전문가 조사를 토대로 각각 ―6.5%, ―8.2% 성장을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전망치는 각각 ―11.0%다.

중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 중국 매체도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 전문가 20명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의 1분기 GDP가 3∼8%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은 2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지난달부터 가동을 재개했으나 세계 다른 지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해외 주문 중단 및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수요 급감에 따른 2차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한 해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각각 ―5.9%,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코로나19#경제지표#미국#중국#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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