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 아파트서 2명 신종코로나 확진…‘에어로졸 감염’ 가능성 촉각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1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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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10명 긴급 대피 …4명 신종 코로나 감염 의심증세

홍콩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보건 당국이 공기 중 입자로 감염되는 이른바 ‘에어로절 감염’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1일 홍콩 01 등은 보건 당국이 이날 새벽 홍콩 칭이(靑衣) 지역의 캉메이(康美) 아파트에서 23가구 주민 110명을 긴급 대피시켰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아파트 1307호에 사는 12번 환자는 지난 30일 발병했고, 307호에 사는 42번째 환자는 최근 발병했다가 두 사람은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7호 라인’인데 다가 10층이나 떨어진 주민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배기관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대피한 110명 중 4명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 의심 증세를 보여 지정 의료기관에 격리됐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을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당시 발생한 ‘타오다(淘大) 아파트 사건’ 재현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사스 증상이 있던 남성이 타오다 아파트의 동생집에서 설사로 화장실을 쓴 후 이 아파트에서만 321명이 사스에 걸렸고, 이후 42명이 사망했다.

반면 보건 당국은 “42번째 환자는 화장실을 자체적으로 개조해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에 따라 타오다 아파트 사건 당시와 같은 대규모 확산 사건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전염병 권위자인 위안궈융(袁國勇) 홍콩대 교수는 현장 점검을 마친 후에 “배설물을 옮기는 파이프라인이 배기 파이프와 이어져 있어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다른 층 화장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부분 가구는 화장실을 개조하지 않아 대규모 확산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기관에 구멍이 없거나 화장실 개조를 하지 않은 주민들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로 ‘에어로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상하이시 당국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직접 전파▲에어로졸로 전파▲접촉 전파 등으로 꼽았다.

비말을 통해 직접전파는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이 2m 또는 그 이상의 거리에 있는 상대방 호흡기로 전파되거나 손에 묻어 눈코입으로 들어가는 전파 방식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사스 등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말 전파가 주된 감염 경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에어로졸 전파로 불리는 공기 전파는 비말에 혼합됐던 바이러스가 비말 수분이 빠진 뒤 공기 중에 혼합돼 떠다니는 방식으로 감염을 일으키는 전파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결핵과 홍역이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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