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인도양·남태평양 섬에서 소라게 57만마리 폐사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5일 1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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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죽어

인도양과 남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 2곳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무려 57만 마리의 소라게가 폐사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태스메이니아대, 영국 자연사 박물관 등의 학자들은 인도양 코코스 제도와 남태평양 헨더슨 섬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코코스 제도에서 소라게 약 50만8000마리가 죽고, 헨더슨 섬에서는 6만1000마리가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앞서 지난 5월 호주 연구진은 ‘인도양의 파라다이스’로 불려온 코코스 제도에서 4억1400만개의 플라스틱 쓰레기 조각들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있다. 헨더슨 섬에는 3800개의 플라스틱 쓰레기 조각이 발견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알렉스 본드 영국 자연사박물관 선임 큐레이터는 “소라게는 자기 만의 소라껍데기가 없다. 다른 게가 죽어서 (부패해) 화학적 시그널을 방출하면 빈 껍데기가 있다는 의미여서 게들이 몰려든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두 섬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워낙 많다보니 소라게들이 플라스틱 통을 소라껍데기 대신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일단 플라스틱 통안에 들어온 게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지 못하고 죽게 되면, 그 통이 비어있는 줄 알고 다른 게가 또 들어오게 된다. 즉, 플라스틱 쓰레기가 이 섬에서는 소라게의 덫이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두 섬에서 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있는 죽은 소라게를 일일이 세본 결과, 위와같은 숫자를 도출해냈다. 작은 플라스틱 통 한개 안에서 무려 526마리의 죽은 게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레이버스 박사는 “충격적인 결과이지만, 놀랍지는 않다”면서 “생물체들이 플라스틱 공해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우리 연구는 그런 영향을 계량적 데이터로 제시한 연구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소라게의 폐사율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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