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탄 맞은 홍콩남성 “시위사태, 정부에 책임있어…경찰 용서 못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4일 1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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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과 단독 인터뷰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실탄에 복부를 맞았던 홍콩 시위 참가자 패트릭 차우(21)가 “민주주의는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에게 총을 쏜 경찰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시위 도중이 경찰이 쏜 실탄을 배에 맞고 파열된 간 일부와 신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던 차우는 2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계속된 시위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면서 “정부는 시민들을 억압하고 있으며, 평화적 수단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것(정부의 억압적 태도)이 상황을 계속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우가 언론사와 인터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직업학교 재학생인 그는 실탄을 맞았을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이) 총을 빼더니 (현장에 있었던 또다른 시위자인)흰 옷을 입은 남자를 겨누더라. 그래서 내가 ‘왜 총을 겨누느냐. 저 사람은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새벽에 악몽을 꾸다 깨어나곤 한다면서 정신적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탄을 쏜 경찰관을 용서하겠느냐는 질문엔 “아니다. 절대 용서못한다. 그는 내게서 간을 빼앗아갔다”고 답했다.

차우는 ‘민주주의가 생명을 내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민주주의와 자유는 기본적인 것이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그것을 거부해왔다. 홍콩 기본법은 (시민이) 투표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투표권)를 위해 우리 생명을 바쳐서는 안된다. 정부가 우리에게 권리를 줘야 한다(The Basic Law (Hong Kong‘s mini-constitution) said we had the right to vote. So we shouldn’t have to give our lives for this -- the government must give us our right)”고 말했다. 그의 말은 홍콩 정부가 기본법이 보장하고 있는대로 민주주의를 존중한다면, 시민들이 생명을 바쳐 시위를 벌일 이유가 없다는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

차우는 경찰에 체포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이며, 아직 기소되지는 않았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에 따르면, 차우는 23일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실탄을 쏜 것은 가장 어리석은 짓이었다. 동영상을 보면 알 수있듯이 누구도 그를 위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총을 맞은 후 죽는 건지 생각했지만, 살아남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위에 참여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아직 몸이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24일 구의회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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