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트럼프 무능’ 보고한 주미 英대사 “전폭 지지”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9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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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대사의 모든 평가에 동의하진 않아"
영 외무 "비열한 유출자 색출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서툴고 무능하다”고 평가한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며 윽박지른 가운데 영국 정부가 “대럭 대사를 전폭적으로 지지(full support)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실은 8일 “대럭 대사는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미국과 이번 유출이 얼마나 불운한 일인지에 대해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메이 총리는 대럭 대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면서도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그의 모든 평가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선별돼 유출된 자료들은 양국의 친밀함과 상호 존중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자신이 머무는 국가의 정치적 상황을 정직하고, 있는 그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대사들의 권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7일 영국 데일리메일 일요판은 대럭 대사가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작성한 미국 행정부에 대한 외교 메모를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럭 대사는 영국 외무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은 산산조각나고 불에 탈 것” “불명예 퇴진이 예상된다” 등 적나라한 평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럭 대사는) 미국에서 호감을 얻거나 좋게 여겨지는 인물이 아니다”며 “그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다루는 방식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메이 총리와 그를 대표하는 자들은 다 망쳐놓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날선 발언에 외교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 등에서 근무를 했던 알렉산터 버시바우 전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의 비판에 매우 민감하다”며 “대럭 대사는 미국에서의 임기를 단축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의 관계 훼손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앨런 덩컨 영국 외교부 부장관은 “이번 유출의 증거가 발견되는 즉시 경찰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8일 의회에 출석해 “외교부는 현재 이 비열한 유출이 누구의 책임인지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의원들에 설명했다.

앞서 제러미 헌트 외무부 장관은 “외교 메모를 유출한 사람에게는 ‘심각한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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