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협상 전략?…트럼프 “中이 무역협상 합의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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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9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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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노동자 이용하고 일자리 뺏어가”
로이터 “中, 美와 합의했던 내용 대부분 철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비치에서 열린 유세에서 중국이 무역협상을 깼기 때문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 그래프가 그려진 종이를 가르키며 지난해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었던 
플로리다주에 지급한 복구 지원금  내역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파나마시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비치에서 열린 유세에서 중국이 무역협상을 깼기 때문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 그래프가 그려진 종이를 가르키며 지난해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었던 플로리다주에 지급한 복구 지원금 내역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파나마시티=AP/뉴시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돌연 발표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무역협상을 파기했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 논의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적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파나마 시티 유세 연설에서 “방금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면서 “중국이 미국 노동자들을 이용해 먹고 우리 일자리를 뺏어가는 일을 멈추지 않으면 관세를 철회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류 부총리가 현재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들(중국)은 거래(deal)를 파기했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중국으로부터 (관세로) 1000억달러를 받아내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연방 관보를 통해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는 10일 오전 0시1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던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로 가격에 영향을 받을 중국산 수입품은 컴퓨터 모뎀과 진공청소기 부품, 가구, 조명, 건설자재 등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내고 “통상 분쟁의 격화는 양국이나 세계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관세 인상을 강행할 경우 중국도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발했다. 류허 부총리는 9~10일 워싱턴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미중 무역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그동안 미국과 협상하면서 작성해 온 150쪽짜리 무역협정 초안에서 최근 보였던 그간의 입장을 철회하며 내용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 인상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콧 케네디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 연구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은 류 부총리가 미국에 어떤 제안을 들고 오는지에 달려 있다”면서 “류 부총리가 단순히 미국에 설교를 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방미 제안을 수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도 나름대로 국면을 전환할 만한 협상안을 들고 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길 기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협상 타결을 주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이 무역협상을 취소하고, 재협상을 시도한 이유는 그들이 (협상 타결을 미뤄) 조 바이든(전 부통령) 혹은 아주 나약한 민주당원 가운데 한 명과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심 어린 희망 때문”이라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한 해에 5000억달러를 미국으로부터 도둑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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