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양이의 승리”…美농무부, 고양이 도축장 닫았다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2일 17시 49분


코멘트

3천마리이상 목숨 잃어…실험실 고양이 14마리는 입양 예정
새끼 고양이에게 고양이 고기 먹여 ‘논란’

미국 농무부가 새끼 고양이 3000마리 이상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고양이 도축장’(kitten slaughterhouse)을 폐쇄하기로 했다. 1982년부터 37년간 진행된 이 실험에는 새끼 고양이에게 강제로 고양이 고기를 먹인 ‘카니발리즘’도 포함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농무부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농무부 산하 미국농업연구소(ARS) 실험실에서 고양이를 실험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겠다. 앞으로도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험실에 남아 있던 고양이 14마리는 농무부 직원들에게 입양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동물보호단체 화이트 코트 웨이스트(WCW)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 외곽 벨츠빌에 위치한 ARS에서는 기생충인 톡소포자충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고기를 고양이에게 먹이는 실험이 진행됐다.

연구원들은 대변 검사를 통해 고양이가 감염됐는지 확인한 후 3주가 지나면 아무 이상이 없어도 고양이를 안락사시켰다. 계속된 실험에 1982년 이래 3000마리 넘는 고양이가 목숨을 잃었다.

특히 이 실험은 새끼 고양이에게 죽은 고양이의 뇌와 혀, 심장 등에서 채취한 조직을 먹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ARS는 먹이로 사용한 고양이와 개 고기를 중국 가축 시장과 베트남,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지에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WCW가 고양이 도축장의 존재를 폭로하자 의원들도 법안 발의를 통해 호응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60명은 “국민의 혈세가 고양이 학대에 사용되어선 안된다”며 ‘새끼 고양이 법’(Kitten Act)에 공동 서명했다.

도축장 폐쇄 소식에 이날 디나 티투스(민주·네바다) 하원의원은 “새끼 고양이와 고양이, 납세자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문제가 된 실험은 비밀리에 진행된 건 아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농무부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이 연구는 톡소포자충에 감염률을 절반으로 줄이는데 기여한다”고 해명했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