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용의자 여성 “너무 기뻐…석방되면 노래·연기하고 싶어”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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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검찰, 흐엉 혐의 '살인'에서 '상해'로 수정
흐엉, 3년 4개월형에 "말레이시아·베트남 당국에 감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1)이 1일(현지시간) 3년 4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베트남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는 흐엉의 수감 기간이 3분의 1로 단축될 수 있다며 5월께에는 석방될 것으로 내다봤다.

흐엉의 변호인 역시 재판이 진행된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수감 제도에 따라 모든 재소자들의 징역 기간은 3분의 1로 단축될 수 있다”며 “변호인단의 계산에 따르면 흐엉은 5월4일 석방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 앞서 말레이시아 검찰은 흐엉의 기소 내용을 ‘살해’에서 ‘상해’로 수정했다. 사건을 담당한 이스칸다르 아마드 검사는 “법원으로부터 흐엉의 혐의를 수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두건을 쓰고 흰 스웨터를 입은 채 재판장에 들어선 흐엉이 재판이 시작되자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최종형이 선고되자 그는 통역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법무장관과 검찰, 변호인단, 베트남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나와 후송되는 과정에서 흐엉은 “정말 좋다!” “여러분 모두 사랑한다!”며 흥분을 나타내기도 했다.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흐엉은 “매우 기쁘다”며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연기와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흐엉은 앞서 김정남 살해 사건에 대해서도 “한국의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 달 31일 흐엉의 진술서를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여배우”라고 소개하며 김정남에 대해서는 “고용된 배우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사건 당일에는 유튜브에 올릴 몰카를 찍는다고 이야기를 들었으며, 이를 위해 머리와 화장을 하고 나섰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흐엉의 변호인단은 “흐엉은 범죄자가 아니다. 폭력적인 성향도 없다. 그의 아버지는 베트남전의 참전용사이며 현재는 노점의 주인이다. 흐엉은 다섯 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며 흐엉의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흐엉은 순진하고 잘 속는 사람일 뿐이다”며 “이러한 약점이 ‘재밌는 영상을 찍기 위해 장난을 쳐야 한다’는 위장 살해 범죄에 악용됐다”고 흐엉을 변호했다.

사건을 담당한 아즈미 아리핀 말레이시아 고등법원 판사는 흐엉의 판결문을 읽으며 “오늘 (흐엉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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