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주택-소비심리 ‘빨간불’… 美 내수지표 줄줄이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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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車소매판매 300만대 밑돌고 주택 착공 8개월 새 최대 감소
소비자 신뢰지수도 5개월째 하락
中-유럽 경기 둔화 연쇄 악영향… IT 기업들 최악 성적표 우려
소비지출 늘려 2분기 반등 관측도


올해 1분기(1∼3월) 미국 신차 소매 판매량이 6년 만에 처음으로 300만 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미국 내수경제 지표들이 줄줄이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JD파워는 26일(현지 시간) 미국의 올해 1분기 자동차 판매 대수가 약 400만 대에 그쳐 전년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렌터카와 업무용 자동차를 뺀 소매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약 5% 감소한 290만 대에 그쳐 2013년 이후 6년 만에 300만 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미국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사적 호황을 누리다가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주택건설 경기는 2월 강추위 등의 영향으로 다시 고꾸라졌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주택착공 건수는 116만 건(계절조정)으로 전달보다 8.7% 감소했다. 이는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121만3000건)보다 적다. 앞으로 주택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는 신규주택 건축허가 건수도 129만6000건으로 전달에 비해 1.6% 감소했다.

소비심리도 내리막이다. 미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4.1로 2월(131.4)보다 나빠졌다. 미 소비자신뢰지수는 2018년 10월(137.9)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 수석국장은 “소비심리의 전체적 흐름이 지난해 여름 이후 완만해져 경제 성장이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유럽 등 세계 경기 둔화도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진다. 28일 발표되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확정치)은 연방정부 부분 폐쇄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2.6%)보다 0.4%포인트 낮은 2.2%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자체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을 최고 1.3%로 전망했다.

기업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CNBC는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올 1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장사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작년 동기 대비 평균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보인 상장사들이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이익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애플 인텔 등 거대 기업들이 포진한 정보기술(IT) 업종이 2012년 4분기 이후로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분기에 미 경제가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지만 2분기에는 3%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세가 소비지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무기한 보류를 시사한 점도 경기 반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2월 기존 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으로 전달 대비 11.8% 증가하며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보류가 주택시장을 비롯한 경기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내수경제지표 하락#경기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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