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美버지니아 ‘하누만’ 맥주에 된서리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8일 1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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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 측 "맥주에 신 이름? 신자에 상처"
맥주업계 '힌두교 과잉반응'…볼멘소리

힌두교의 원숭이 신 ‘하누만’의 이름을 따 맥주를 만든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양조장이 종교계의 반발에 결국 사과했다.

27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올드 세일럼 브루잉 컴퍼니는 최근 새로 출시한 맥주의 이름을 ‘하누만’으로 붙였다가 힌두교 측의 경고를 받았다.

양조장 측은 “하누만에 담긴 종교적 의미를 몰랐다”며 “스페인 집시 음악인 플라멩고 곡, 하누만에서 영감을 얻어 작명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세계 힌두교 측은 “힌두교의 신을 알코올 음료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몰지각한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하누만은 힌두교에서 매우 존경받는 신이다. 사찰은 물론 가정에서도 기릴 정도다. 맥주를 판매하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힌두교 측은 이어 “상업에 힌두교 신이나 힌두교의 종교적 개념, 상징을 사용하는 것은 신자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다. 좋지 않다”고 밝혔다.

양조장 관계자는 “이 상황을 해결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적절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힌두교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힌두교 측은 힌두 신의 이름, 상징 등을 활용한 사례를 찾아 이를 정정토록 요구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드 세일럼 브루잉 컴퍼니와의 갈등은 최근 6개월간 3번째 벌어진 힌두교와 양조장과의 대립 사례다.

작년 8월에는 영국 이스트미들랜즈주의 한 양조장이 맥주 이름을 ‘칼리카’로 명명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칼리카는 인도의 대표적인 신 시바의 아내로 흔히 ‘파괴의 여신’이라고 불린다. 이후 작년 10월에는 영국 요크셔 지역에서 코끼리 머리 형상을 한 힌두교의 신 ‘가네샤’의 이름을 붙인 맥주를 선보였다가 원성을 샀다.

양조업계 관계자는 “각 양조장은 특별한 이름을 사용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며 “‘블랙 지저스’라는 이름의 맥주는 멀쩡하게 사용된다. 그리고 이에 대해 나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힌두교의 과잉 반응에 볼멘소리를 냈다.

힌두교 측은 “맥주 회사들에 특별한 반대를 표하는 것이 아니다”며 “단지 힌두교 신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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