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블록체인·암호화폐 서밋’ 개최…관광객 유치 목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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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년 4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서밋’을 개최한다고 온라인 비트코인 정보매체 ‘유즈더비트코인’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원래 행사는 지난달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한 측은 아무런 이유를 없이 내년 4월로 연기한 바 있다. 북한은 온라인에서 암호화된 화폐가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해외 친북 단체인 조선친선협회(KFA)의 웹사이트에 게재된 북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내년 4월 18~25일 평양의 과학기술 단지에서 열린다. 행사는 8일간 진행되며 참가료는 1인당 3300유로(약 421만원). 이 비용은 호텔, 식사 등을 모두 포함한 총 체류비용이다.

CNN은 “북한은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해 자국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홍보하고, 이와 관련된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조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이 큰 열풍을 일으키고 있고, 북한이 외부인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많은 비트코인 애호가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터넷 연결조차 제대로 안 되는 북한이 대규모 온라인 행사를 여는 것은 실상 암호화폐 거래 기술 논의보다는 관광 수입이라는 목적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행사에서 정작 블록체인 관련 논의는 이틀만 열린다. 나머지 6일은 북한의 전쟁박물관, 평양외국어대, 인민대학당, 맥주공장 시찰 등 관광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 또 스케이팅, 볼링, 사냥, 쇼핑 등도 즐길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아시아타임스 등은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암호화폐와 관광을 혼합시켰다. 관광객 유치에 암호화폐를 이용한 셈”이라고 비꼬았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북한은 현금 확보를 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비트코인 해킹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영국의 정보당국은 지난해 지구촌을 강타한 랜섬웨어 ‘워너크라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바 있다.

정미경 전문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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