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22>속을 알 수 없는 中, 美관리들 입만 ‘바짝바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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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

“Before I left China, I was educated that China was the richest, happiest country in the world. So when I arrived Australia, I thought, ‘Oh my God, everything is different from what I was told.’ Since then, I started to think differently.” (중국을 떠나기 전 나는 중국이 가장 잘 살고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교육 받았다. 호주에 와서 ‘세상에, 모든 것이 내가 중국에서 들었던 것과는 다르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호주에 도착한 이후로 나는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이 한 말입니다. 중국인들은 뼛속 깊이 자신들의 문화가 세계 최고이며 중국을 중심으로 하여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중화사상을 믿고 있다고 하죠. 중국이 최고인줄 알았다가 호주에서 문화충격을 받은 마윈의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미국 특파원 시절 중국 기자 몇 명을 알게 됐습니다. 중국인이라는 자존심이 대단하더군요. 그들은 웬만한 미국 취재는 하지도 않습니다. 국무부 브리핑 때 중국 기자를 본 적도 없을 정도였죠. 브리핑 내용이 중국에 대한 것일 때 조차도 중국 기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 특파원들이 목을 매다시피 하는 미국 고위관리 인터뷰도 이들은 거절합니다. 중국 기자들은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취재하는지 정말 미스터리였습니다. 중국에 대적하는 나라이니 이들의 눈에 미국이 곱게 비칠 리 없습니다. 중국 기자들이 쓰는 미국 기사는 매우 비판적입니다.



앞서 미국 유학 시절에 만난 중국인들도 비슷했습니다. 중국인들은 미국 문화에 섞이기 보다는 자신들끼리 어울리는 울타리를 만들고 그 속에서 생활합니다. 미국을 평가절하해서인지, 미국에 대한 질투심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은 개방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과 협상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매년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양국 장관급 고위관리들이 총출동하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할 때마다 미국 관리들은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의 속을 알 수가 없어서죠. 우리나라에서도 사드 보복을 계기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다시 보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국은 이해하지 쉽지 않은 나라라는 얘기죠. 별로 내키진 않지만 중국 공부를 많이 해야 할 듯 합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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