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오바마에 44년 전 ‘상하이 코뮤니케’ 강조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4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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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일 항저우(杭州)의 서호(西湖)국빈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44년 전 양국 지도자가 이곳에서 ‘상하이 코뮤니케’에 합의해 양국 관계 정상화의 역사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양국 정상의 회담을 계기로 1972년 2월 27일 발표된 ‘상하이 코뮤니케’가 항저우에서 극적으로 타결된 것이 주목받고 있다며 뒷얘기를 소개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1972년 2월 21일 베이징(北京)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동안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매일 3시간 이상 씩 닉슨 대통령과 만나는 등 양국 간에 공동 선언문 작성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진전이 없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과 대만에 대한 호칭 문제였다. 중국은 ‘중국과 타이완 혹은 두 개의 중국 등의 표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저우 총리는 갑자기 중국의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인 항저우로 가자고 제안한다. 미국 측과 사전에 전혀 상의하지 않았던 일정이었다. 조용한 환경이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으며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닉슨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 등은 26일 에어 포스 원이 아닌 저우 총리의 비행기를 타고 항저우로 갔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쉽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저우 총리와 당시 차오관화(喬冠華) 외교부 부부장은 서호국빈관에서 밤샘 작업을 계속했다.

27일 새벽 동틀 무렵 키신저 장관은 차오 부부장에게 서호의 중간에 있는 둑의 이름을 물었다. ‘쑤디(蘇提)’라고 했다. 남송 때 이곳에서 지방관을 지낸 인물로 문장가로도 널리 알려진 소동파가 서호 물관리를 위해 세운 길이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키신저 장관은 쑤디의 동쪽 호수의 이름을 묻자 “서호”라고 했다. 그럼 제방의 서쪽은 뭐냐고 묻자 역시 “서호”라고 했다.

그러자 키신저 장관은 “제방의 동서쪽이 모두 서호인 것처럼 (대만) 해협의 양쪽도 모두 중국인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양국 지도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 상하이 코뮤니케의 최대 난제가 해결되고 그날 양국은 역사적인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의 관련 구절은 “미국은 대만 해협 양쪽의 모든 중국인들은 하나의 중국을 유지하고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임을 인정한다. 미국은 그런 지위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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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16-09-04 22:57:35

    그러니 옛부터 뙈넘하고 홍어는 믿지말라고 했다 인제와서 30여년전 개소리를 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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