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방해돼 낙태?” 화난 ‘일하는 母’ 모유수유 사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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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2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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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고혜인 씨 페이스북
사진출처=고혜인 씨 페이스북
일에 방해가 될까봐 낙태를 3번이나 했다는 한 예술가의 인터뷰를 접한 여성이 이를 반박하며 자신이 모유수유를 하는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각) 뉴욕 브룩클린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 미술작가 혜인 고(Hein Koh)는 5주된 자신의 쌍둥이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하며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을 담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과 함께 글을 남긴 고 씨는 “이 사진은 지난해 5월 19일, 쌍둥이가 생후 5주 됐을 때 찍은 사진이다. 매일 2~3시간마다 모유수유를 했다. 잠은 부족했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로서의 삶이 더 나은 예술가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쓰고 일의 중요도를 매길 줄 알게됐다. 한 번에 여러 일을 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 적응하는 법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고 씨는 아이를 낳고 나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돼 더욱 폭넓고 깊이 있는 작품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를 낳는 것은 일에 방해가 돼 낙태를 세 번이나 했다는 유고슬라비아 출신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피치(Marina Abramovic)에 대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아브라모피치는 최근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를 갖는 것이 예술 활동에 방해된다. 그럴까봐 나는 임신중절 수술을 3번 받았다”고 말했다.

고 씨는 “아브라모비치는 자신의 경험이 모두 맞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아기를 낳는 것이 누구에게나 삶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부모가 된 예술가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낫다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도전 중에 하나이다. 그 과정에서 힘든 일들을 해결해나가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발목이 잡힌다고 생각해 뒤로 물러는 것보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고 씨가 올린 글은 약 2000회가 공유가 됐으며 해외 언론 등이 보도하며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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