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역풍맞은 아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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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화 날개 단 아베정권]
도호쿠지역 선거 6곳중 5곳 패배… 의회승인도 美대선 변수로 난항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 등 연립여당이 압승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도호쿠(東北) 지역은 예외였다. 선거구 6곳 중 아키타(秋田) 1곳을 제외한 미야기(宮城) 야마가타(山形) 이와테(巖手) 아오모리(靑森) 후쿠시마(福島) 등 5곳에서 민진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특히 자민당이 후쿠시마에서 의석을 잃은 것은 1955년 창당 이후 처음이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농림수산업과 임업 등 1차산업이 강한 이들 지역에서 여당이 참패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역풍이라고 분석했다.

역풍을 예상한 자민당은 처음으로 도호쿠 공통 공약(농림수산업 발전 지원 및 후쿠시마 원전 사고 조기 수습)을 만들며 공을 들였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차남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농림부 회장을 현지 유세에 집중 투입했다. 아베 총리도 아오모리와 후쿠시마를 2번이나 찾으며 역전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자민당은 농림수산업이 강한 나가노(長野) 니가타(新潟) 현에서도 패했다. 제1야당인 민진당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는 선거 직후 기자회견에서 “TPP는 도호쿠와 나가노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TPP 협상이 타결됐을 때만 해도 일본 정부는 ‘최대한 빨리 국회 승인을 얻겠다’고 했다. 하지만 야권이 협상 과정 공개를 요구하고 담당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상이 올 1월 금전 문제로 사임하면서 처리가 늦어졌다. 여권은 선거가 끝난 만큼 가을 임시국회에서 TPP 승인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TPP에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유보적이어서 실제 국회 승인과 발효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아베#선거#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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